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현대중공업 힘센(HiMSEN)엔진의 설계도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힘센엔진은 현대중공업이 10년간 4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2000년에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순수 국산 선박용 엔진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엔진 가운데 피스톤에 들어가는 중요 부품인 헤드 도면이 유출된 정황이 있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중공업에 부품을 납품하지 않는 부산과 경남 창원에 있는 회사에서 엔진 헤드의 거푸집을 만드는 데 쓰는 나무로 된 모형인 '목형'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목형은 정규 부품을 분해하고 역설계해 만들 수도 있지만 크기 등이 정확하지 않으면 성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문제의 업체에서 발견된 목형은 현대중공업이 설계한 것과 같거나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고 문제의 업체에서 찍은 목형 사진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해당 업체들을 상대로 진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한편 힘센엔진은 대형선박 내부에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하거나 중형 선박의 추진용으로도 장착되며 2001년 9월 1호기가 생산된 이후 현재 4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된 힘센엔진은 9천여 대다.
또한 이 엔진은 이동용 디젤발전설비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쿠바, 이라크, 아이티 등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나라들에도 공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