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자제할 것으로 요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KIC의 이런 요청은 KIC가 한국기업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관련 법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KIC가 국익 측면에서 환영받지 않은 일에 관련돼 대외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현재 엘리엇 측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고, 엘리엇 대변인 역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KIC는 엘리엇에 5000만 달러(약 592억9000만원)를 투자해 약 4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KIC가 운용하는 총 자산 규모는 860억 달러로 이 중 26억 달러가량이 20여 개의 헤지펀드에 투자된 상태다.
KIC는 앞서 엘리엇이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는 행동을 한다고 판단되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며 삼성 측과 대립하다 패배를 맛봤다.
민간조사기관인 국부펀드 인스티튜트의 마이클 마두엘 대표는 “유명한 액티비스트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상당히 좋아서 대형 기관들이 투자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투자 기회와 정치적 감수성 사이의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