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넋두리] 원화 위상, 언제쯤 높아질까

입력 2015-08-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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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많이들 보는 미국 CNN방송을 보다보면 20~30분 간격으로 세계의 주요 주가 지수와 외환 시세가 실시간으로 소개된다. 주식 시세는 미국 다우 등 15가지 지수가 소개되고 외환 시세는 달러화 유로화 등 14가지 통화가 소개된다. 한국 코스피지수가 S&P ASX200에 이어 소개될 때면 우리 경제의 위상을 뉴욕에서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웬 걸! 그런 기분도 잠시. 세계 주요 환시세 소개 때면 원화 시세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싶어 몇 번이나 봐도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 페소 시세까지도 나오는데 원화 시세는 끝내 나오지 않는다.

‘CNN이 원화를 무시하다니!’하는 감정이 스멀거리며 올라온다. 하지만 CNN이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원화를 따돌리겠나. 세계 시장에서 원화의 신뢰나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리라.

정부도 이런 점을 절감했는지 ‘원화 위상 제고방안’을 마련해 9~10월 중 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태평양 건너까지도 들려온다. 해외의 기업이나 개인이 우리나라와 거래를 해서 번 원화로 우리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 골자란다. 기획재정부가 외국환거래법 시행규칙만 바꾸면 당장에라도 시행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원화의 해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금융회사들이 해외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고 원화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동안 숱하게 내놓은 원화 위상 제고와 국제화 방안은 왜 효과가 없었을까?’ 또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왜 지금까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제대로 될까?’라는 의구심이 먼저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은행 창구에서 외환 거래를 하려면 두려움이 먼저 드는 지금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도의 개정은 별무신통할 것이 분명하다. 교민과 무역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에서 원화가 활발히 오가는 장면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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