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학습 환경에 지장 없다면 학교 인근에도 호텔 신축 가능"

입력 2015-08-17 11:32수정 2015-08-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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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학교 인근에도 관광호텔을 신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차행전 부장판사)는 고모씨가 서울중부교육지원청교육장을 상대로 낸 '금지행위 및 시설해제 신청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부설 여자중학교와 초등학교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지하 4층 지상 16층 규모의 관광호텔을 신축해 운영할 수 없다는 처분을 받자 지난 3월 소송을 냈다. 호텔 부지는 두 학교 정문의 직선거리로 157m, 경계선에서 직선거리로 110m 정도의 거리다.

부설여중 교장은 교육환경 저해여부 의견 조사서를 통해 "대형버스 등의 왕래로 교통량이 증가해 학생들의 등·하교 위험도가 높아지고, 호텔이 들어서면 연쇄적으로 노래방, PC방, 술집 등 관련 유흥업소가 근처에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부설초 교장은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보건위생 등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부지에 호텔이 신축돼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보건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지 인근에는 관광수요나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 대학로 등이 있고, 호텔은 외국인 관광객, 비지니스맨 등을 위한 객실 위주로 설계가 이뤄져 있어 건물 내부에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이 들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인근 도로나 건물에서 부지 뒤편에 들어선 모텔 간판이 훤히 조망되는 상태에 있는데, 호텔이 신축되는 경우 오히려 학생들의 시야에서 모텔을 차단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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