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년간 조세회피처로 흘러간 대기업 자금 가운데 약 1600억달러 정도가 국내로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는 대기업이 해외에서 비자금으로 조성하거나 법인세를 탈세하고자 은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대기업의 조세피난처 송금액은 총 432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중 대기업이 국내로 수취한 금액은 총 2741억달러로, 송금액 대비 37%에 해당하는 1583억달러가 조세회피처로 들어가고 나서 아직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다.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722억달러를 송금했다가 2539억달러를 회수했다. 817억달러를 더 거둬들인 셈이다. 개인은 110억달러를 송금했으나 102억달러를 회수해 8억달러 정도가 국내로 유입되지 않았다.
문제는 대기업의 송금액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투자금액으로 분류한 규모는 123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스위스, 싱가포르 등 조세회피처 50개국으로 순유입액은 244억달러로 2013년의 115억달러보다 112%가량이나 늘었다. 상당액이 역외탈세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오제세 의원은 “조세피난처로의 송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회수가 줄어드는 것은 자본의 해외유출과 함께 역외탈세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과세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