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 청년 마라톤 우승 전한 동화약품 ‘활명수’ 광고 눈길

입력 2015-08-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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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지원 ‘서울연통부’ 운영 및 CEO 3명 독립운동가 출신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로 창립 118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제약기업 동화약품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마다 특유의 애국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13일 동화약품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936년 8월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자, 승전보를 알리는 축하 광고를 이틀 뒤인 11일 일간지에 게재했다. 동화약품은 당시 광고에서 조선 청년의 의기충천(意氣衝天)을 알려 암울한 시대에 국민들의 자부심을 북돋았다.

(사진=동화약품)

광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손기정, 남승룡 양선수 우승축하. 건강한 체력, 견인불발하는 내구력의 근원은 오직 건전한 위장에서 배태된다. 건강한 조선을 목표하고 다같이 위장을 건전케 하기 위해 활명수를 복용합시다.’

이후에도 동화약품은 일제 강점기라는 상황에서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은 민강 사장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큰 경영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체력의 근원이 건전한 위장이며, 이를 위해 ‘건강한 조선을 목표로 하자’는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같은 동화약품의 민족정신은 회사 경영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초대 사장 민강 선생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내 연락을 위해 만들어진 비밀단체 ‘서울연통부’의 행정책임자로 국내외 연락 및 정보 활동을 담당하며, 활명수 판매를 통해 독립운동가의 활동자금을 지원하는데 힘썼다. 또 5대 사장 보당 윤창식 선생은 ‘조선산직장려계’·‘신간회’ 등 조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독립운동을 위해 노력했으며, 윤광열 명예회장은 광복군으로 활동한 바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조선시대 말기·일제강점기·한국전쟁과 분단 등 격동의 현대사를 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회사가 장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족과 건강을 지키는 국내 최장수 기업으로서의 사명감이 국내에서 유일한 ‘일업백년(一業百年)’ 제약기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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