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8월 7일 四美六友(사미사우) 네 가지 아름다운 것과 여섯 가지 벗

입력 2015-08-0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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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네 가지 아름다움과 네 가지 벗이 있다. 이른바 사미사우(四美四友)다. 네 가지 아름다운 것은 청산 녹수 청풍 명월이다. 네 가지 벗은 눈 달 바람 꽃을 말하는데, 중국 송(宋)나라의 소강절(邵康節·1011~1077)이 꼽은 것이다. 역학공부를 많이 해 시쳇말로 점을 잘 치는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미와 사우에서는 바람이 겹친다.

고려 말엽의 김경지(金敬之)는 강 산 바람 꽃 눈 달, 이 여섯 가지를 좋아한다 하여 거처를 육우당(六友堂)이라 이름 지었다. 정도전이 먼저 간 친구 김경지의 문집에 쓴 서문에 의하면 그는 공민왕 23년(1374)과 우왕 1년(1375)에 재상이 일을 멋대로 한다고 글을 올렸다가 경기도 광주(廣州)로 유배됐다. 관례에 따라 외가인 여흥군(驪興郡)으로 옮겨 거처하게 되자 ‘여강어우(麗江漁友)’라 자호(自號)하고, 머무는 곳에 육우당이라는 편액을 달고 7년 귀양살이를 했다. 나중에 간관(諫官)을 거쳐 성균관(成均館)의 장(長)이 되었다.

그러나 행례사(行禮使)로 중국에 갔다가 사천(四川)의 여주(濾州)에 이르러 병을 얻어 숨졌다. 정도전은 “그가 붓을 내려쓰는 것은 마치 새가 날아가고 구름이 흘러가는 듯했다”며 “시는 청신아려(淸新雅麗)해 인품 그대로였다”고 칭찬했다.

고산 윤선도는 물 돌 솔 대 달을 다섯 벗이라 하여 널리 알려진 오우가(五友歌)를 지었다. 사미 사우 오우 육우 모두 맑고 깨끗한 산수 간에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사람들의 벗이다. 유유자적은 자적기적(自適其適)이다. 適은 마음에 든다, 즐거워한다는 뜻을 가진 글자다.

이런 자적정신이 선비정신 풍류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맑고 밝고 깨끗한 것들과 함께함으로써 마음과 삶에 사악한 것이 범접하지 못하게 하자는 한사존성(閑邪存誠)의 자세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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