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상쟁‘롯데’,TV 막가파 드라마 탄생시키나?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5-08-0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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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이투데이DB)

재벌 그룹 회장인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혼외정사로 태어난 딸을 포함한 세 딸. 아버지에게 반기를 든 아들은 내쳐지고 장녀는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행을 저지른다. 개연성 없는 막장 드라마로 비난을 받았던 드라마 ‘상류사회’7월 27일 방송 내용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 6명을 해임했다. 이내 신동빈 회장이 긴급이사회를 열고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며 롯데 ‘형제의 난’은 촉발됐다. 7월 27일, 현실에서 ‘롯데’라는 막장 드라마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7월 27일, TV 안과 밖이 기막힌 일치를 보였다. TV 화면 속 막장 드라마와 현실의 ‘롯데’가 어찌 그리 비슷한지. 아니다. 현실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막장 드라마 ‘롯데’의 자극성과 패악의 정도가 훨씬 더 심하다. 오죽했으면 ‘롯데’라는 막장 드라마는 “오늘의 롯데 그룹을 있게 해준 국민에게 역겨운 배신행위”라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마저 질타하고 나섰겠는가.

‘저질 드라마’‘퇴폐드라마’ ‘엽기드라마’‘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그리고 ‘막장 드라마’까지. 문제의 드라마는 선정성과 자극성의 강도를 더하면서 명명되는 수식어도 변모했다. 수많은 전문가와 시청자는 막장드라마가 사람들의 정서를 파괴하고 황폐화하며 우리 사회의 막장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질타한다. 선정성과 폭력성, 자극성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막장 드라마가 돈과 권력을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브레이크 없는 탐욕의 무한 질주를 하는 막장 사회를 만든다는 비판을 덧붙이면서.

막장 드라마가 막장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막장 사회가 막장 드라마를 양산하기도 한다. “막장 징후는 사회가 막장일 때 설득력을 발휘한다. (드라마에서) 막장 현상이 지배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한국이 막장이기 때문이다”는 아주대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가 적시한 막장 사회와 막장 드라마의 연계성은 매우 유효한 분석이다. 재벌 2세가 나오는 막장 드라마가 시청자의 숱한 욕을 먹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탐욕의 신격호,신동주, 신동빈 세 부자가 주연으로 나서는 ‘롯데’ 같은 막장 드라마의 모습이 현실 속에서 적지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독단적 황제경영에서부터 매출액 83조 원, 임직원 10만 명의 재계서열 5위 기업을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는 신 회장 일가의 인식, 기업의 이미지나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입장보다는 회사를 차지하기위해 가족의 치부마저 폭로를 서슴지 않는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골육상쟁, 롯데가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어조차 제대로 못 하는 총수일가의 행태까지 극악한 모습은 막장 드라마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소재 그 자체다. 아니다. 국민에게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롯데 총수일가가 벌이는 탐욕의 행태는 ‘막장 드라마’라는 용어를 용도 폐기시키며 ‘막가파 드라마’의 새장을 열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TV 막장 드라마의 병폐도 크지만 롯데에 의해 현실에서 펼쳐지는 막가파 드라마의 폐해 역시 엄청나다. 국가경제 악영향은 물론 기업 이미지의 추락, 소비자의 불신으로 인한 기업 임직원들의 불안 고조, 국민 정서의 황폐화 등 롯데의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세 부자에 의해 진행되는 막가파 드라마의 폐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오죽했으면 수많은 사람이 욕하기도 지쳐 롯데 총수 일가를 향해 “야메로(やめろ‧그만둬!)”를 외치기 시작했다. 자극성과 탐욕의 강도를 점점 더해가는 ‘롯데’라는 막가파 드라마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며 “야메떼 쿠레(やめてけれ‧ 하지마!)”라고 소리친다. ‘롯데’총수 일가에 의해 전개되고 있는 막가파 드라마를 다시 보지 않기 위해서는 재벌개혁과 함께 기업을 투명하게 경영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롯데로 인해 이제 TV에선 막장보다 더 자극적인 막가파 드라마가 유행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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