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건설사가 뛴다] 광주 중소업체에서 시공능력 15위 중견 건설사로 급성장

입력 2015-08-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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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부채비율 16% 독보적… 그룹전체 한해 매출 2조 웃돌아

올해 초 건설업계와 M&A업계에 호반건설이 파란을 일으켰다. 금호산업 인수를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무위에 그쳤지만 호반건설은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광주광역시 지역 중소 건설사로 출발한 호반건설이 창립한 지 26년 만에 대형건설사를 위협하는 건설업계의 맹주로 성장했다. 호반건설의 성장세는 독특하다. 다른 건설사들이 연달아 무너지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상승세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 기회는 바로 1998년 외환위기였다. 당시 광주에서 사업을 하던 비슷한 규모의 10개 건설사 대부분이 도산하는 상황에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헐값에 내놓자 이를 사들여 ‘호반리젠시빌’이라는 브랜드의 임대아파트를 대거 분양한 것이다. 호반은 1997년부터 1999년 사이 임대아파트를 1만6000채나 지었고 대부분의 물량이 팔렸다. 이후 김 회장은 울산, 대전, 천안, 전주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때문에 2007년 1866억원에 불과하던 호반건설 매출은 2009년 3010억원으로 무난한 성장을 했지만 2013년 1조1935억원으로 올랐다. 4년 사이 몸집이 3배나 커졌다. 순이익이 1091억원으로 포스코건설(987억원)보다 많다. 이런 성장세 속에 계열사도 호반비오토, 호반티에스, 호반베르디움, KBC광주방송, 스카이밸리CC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호반이 계열사 매출까지 더하면 연매출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큰 폭으로 뛰고 있다. 2009년 77위에서 2010년 62위 → 2011년 49위→ 2012년 32위→ 2013년 24위 → 2014년 15위에 이어 2015년 시평순위 15위를 기록했다. 대부분 그룹계열사들로 막강한 후방지원과 해외건설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호반건설의 선전은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좋은 입지의 땅을 선점해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을 찾은 방문객들이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길게 줄서 있다. 사진제공 호반건설

여기에는 김상열 회장의 독특한 경영 철학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지난 2010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선언하며 사업들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재무건전성도 높였다. 2010년 71.8%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6.0%로 낮아진 상태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통상 200~30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김상열 회장은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사업장에서 계약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다음 분양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90%룰’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즉 철저히 안정 위주의 사업을 하겠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지금도 분양을 시작하는 사업장마다 일일이 견본주택을 찾아 직접 살피고 담당자들을 격려하는 꼼꼼함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대한주택보증이 주택 건설실적, 시공능력 순위, 재무상태 등을 감안해 매기는 건설사 신용등급에서도 호반건설은 최고 등급인 AAA등급이다. 부실 우려가 적다보니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하게 되면 금융권에서 서로 돈을 대겠다고 줄을 설 정도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최근엔 주택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호반건설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나 상가개발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광명뉴타운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사업다변화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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