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증시 활황에 따라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 급등,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과도한 신용 거래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융자 잔고 금액은 지난 24일 기준 8조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5조원대이던 신용 잔고가 무려 3조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신용 잔고는 투자자가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한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의 신용 잔고는 3조8880억원, 코스닥시장의 신용 잔고는 4조1406억원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시장의 신용 잔고는 중·소형주의 강세장에 힘입어 연초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른 데 이어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이달 들어서면 유가증권시장에서 2394억원(6.56%), 코스닥시장에서 2666억원(6.88%)이 증가했다.
7월 업종별 신용 잔고 증가율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사·자본재(35.46%), 유통(33.85%), 보험(24.62%), 호텔·레저(18.41%), 철강(15.90%), 건강관리(14.19%) 등의 업종 순으로 신용 잔고액이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증권(21.24%), 미디어·교육(17.21%), 유틸리티(17.08%), 상사·자본재(14.57%), 건설(13.29%), 건강관리(11.94%), 화학(11.09%) 등의 순이었다.
종목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솔홈데코(6.43%), 에이블씨엔씨(6.35%), 대영포장(5.79%), KC그린홀딩스(5.69%), 유유제약(5.45%) 등이 시가총액 대비 신용 잔고 비중이 높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토비스(10.68%), 좋은사람들(8.11%), 파인테크닉스(8.11%), 리노스(7.52%), 팬엔터테인먼트(7.45%), 현대통신(7.33%), 이엠텍(7.23%), 산성앨엔에스(7.23%) 등의 순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 수급 상황이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 만큼 과도한 신용 거래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용 거래 비중이 큰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지수 하락 시 매물 부담으로 주가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계속되는 데다 오는 28∼29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점 등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