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IT수출시장 개방...침체된 수출 활기될까

입력 2015-07-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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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협상 타결로 1조달러 규모의 IT 시장이 추가로 개방됨에 따라 최근 침체되고 있는 수출에 활로가 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최종 타결된 두번째 ITA 무관세화 품목 201개에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진 TV·라디오·카메라·모니터 부품, 광학용품, 셋톱박스, TV·비디오 카메라 등이 대거 포함돼 수출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추가로 관세가 철폐될 201개 품목의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조달러(약 1150조원)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이들 품목에서 2013년 기준 1052억달러를 수출해 38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뒀는데, 이는 전체 수출액의 19%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이번 ITA로 우리나라는 최근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는 중국과 교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개 중 94개 품목은 ITA 덕분에 중국측 관세가 조만간 발효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일정보다 앞당겨 철폐된다.

이 중에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기기, 인쇄기·복사기·팩스 부품, 특수목적용 TV카메라, 의료용 방전램프, X선 비파괴 시험기기, 전기식 유도용량·정전용량 측정기기 등 25개는 경쟁력 격차가 커 중국이 한중 FTA에서는 관세 양허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던 품목들이다. 하지만 이번 ITA로 사실상 추가 철폐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이번 ITA 협상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IT 강국들이 포함돼 전 세계 IT 교역의 90% 이상을 포함하면서 다자간 FTA를 맺은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ITA 무관세화 품목으로 지정되면 늦어도 7년 이내는 관세를 철폐해야 하기 때문에, 최장 20년 동안 관세를 철폐하는 FTA에 비해 무역 자유화 효과가 더욱 강력하다.

201개 품목은 올 하반기 국가별 관세철폐 기간을 정하기 위한 추가 협상을 거쳐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ITA가 이 같은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IT 산업 성장에 탄력이 붙으면서 수출 회복의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품목별 세부협상에 차질 없이 대응하는 한편 기업들이 ITA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후속 대책 마련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7년 7월 처음 발효된 ITA의 최대 수혜국으로 평가받는다.

1차 ITA 때는 203개 품목이 무관세화 대상이었는데, 이후 한국을 'IT 코리아'로 만드는 역할을 한 컴퓨터, 반도체, 휴대전화 등 주요 IT 제품이 포함됐다.

처음 발효될 때는 43개국이 참가했으나 이후 80개국으로 참가국이 늘어났으며 세계 IT 교역량은 ITA 발효 전인 1996년 1조2000억달러에서 매년 평균 10%씩 늘어 2008년 4조달러로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IT 수출액은 1996년 263억달러에서 지난해 1366억달러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IT 수출액은 지난해 전체 수출액(5727억달러)의 24%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는 전반적인 수출 부진 속에서도 IT 분야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난 667억달러를 기록하며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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