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中 주식 매수 규모 15조원…전년동기比 67%↑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지난해 사들인 중국 주식 규모는 1조6000억 엔(약 15조원)으로 집계됐다고 일본은행(BOJ)이 최근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67%나 급증한 수준이다. 일본 투자자들에게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지만 갈수록 중요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WSJ는 중국증시에 관심을 보인 대표적인 기업 사례로 일본 생명보험사인 다이이치생명보험을 꼽았다. 다이이치생보는 지난 2006년부터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국 본토의 주식 및 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기관투자(QFII)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주식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회사는 지난달 중순 중국증시가 정점을 찍고 폭락장세를 연출하자 중국 주식을 사들였다. 올해 초 주가가 급등하면서 마련된 현금으로 저가 매수 기회가 생긴 중국증시에 투자한 것이다.
이와부치 코야 다이이치생보 책임 매니저는 “중국 경제가 정체기라고 해도 성장률은 여전히 6% 수준에 이른다”면서 “중국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중국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지만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더욱이 중국당국이 증시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상황에서도 일본 투자자들은 중국증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투자 위험을 기꺼이 감수했다.
닛코자산운용의 탄응텍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헬스케어, 자동차, 기술 등 일부 종목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중국 주식을 계속 사고 있다”면서 “오히려 지나치게 급락했다고 판단되는 주식이 이점이 있다고 판단해 관심을 갖고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WSJ는 아직도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증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 본토시장에서 거래가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무라이 도시유키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증시에서 많은 기업이 거래를 정지한 것을 보고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증시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