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주상복합 개막 알린 금호의 주상복합 첫작품
최근 건설업계 1위인 대우건설을 합병함으로써 유명해진 회사가 있다. 바로 금호건설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업체인 금호건설은, 하지만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전부터도 이런 저런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적이 없는 건설업계 ‘터줏대감’이다. 단적인 예로 어느 지역, 어느 동네건 금호아파트가 없는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만큼 금호건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주택건설의 ‘베테랑’으로 자리잡아오고 있다.
하지만 금호건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별다른 ‘대표 아파트’가 없다는 점이다. 주로 수도권 택지지구에 많은 물량을 공급한 금호건설이지만 인기지역에 지은 아파트는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지은 아파트의 성적표는 기대만큼 회사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지난 2003년 종전까지 써오던 브랜드 ‘베스트빌(Bestbill)’을 포기하고 새롭게 ‘어울림’을 런칭해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의 자세를 가다듬은 금호건설이지만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택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은 자존심을 채우기엔 다소 부족하기도 한 것이 사실. 이런 금호건설의 자존심을 세워 준 아파트가 여의도에 있다. 바로 한강 조망권 아파트 첫세대인 주상복합 ‘금호 리첸시아’가 그 것이다.
◆여의도 최고 입지, 지역 대표 아파트
2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며 주택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아온 금호건설이지만 지역 대표아파트로 꼽을 만한 단지가 없는 것은 금호건설에 있어선 ‘천추의 한(恨)’인 셈이다. 하지만 올림픽대로에서 노들길로 빠져드는 여의상류 IC 부근으로 접어들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마천루가 바로 금호건설이 자랑하는 리첸시아다.
리첸시아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부동산개발 기법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된 물량이다. 현재에도 부동산개발업체 중 대표 업체로 꼽히는 군인공제회가 직접 파이낸싱한 이 사업은 이후 우리나라에 전역에 분 부동산개발사업 붐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과거 라이프주택 본사 사옥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여의도 금호 리첸시아는 시작부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불러온 주상복합이다. 당시 라이프주택 사옥은 그때로선 생소한 폭파기법을 이용한 해체돼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붐업을 위해 분양까지 이르는데 1년 여 동안의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했다. 이 기간 동안 금호건설과 군인공제회는 브랜드 공모ㆍ건축물 설계ㆍ마감자재 선정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조각품을 완성하듯 심혈을 기울였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등 대형 건축물 등을 설계한미 MYA사가 설계를, 당시 방송출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양진석 디자인그룹이 인테리어 설계 감리를 각각 담당하는 등 금호리첸시아의 분양 준비는 착착 갖춰 갔다.
이 같은 관심을 모아 금호리첸시아는 지난 2001년 드디어 분양에 들어간다. 하지만 초기 청약에서 금호리첸시아는 절반 가량만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원치 않은 성적을 거둔다. 아니 IMF가 끝난 지 얼마 안되는 당시 상황을 본다면 평당 1500만원이 넘는 비싼 분양가의 금호리첸시아가 쉽게 분양을 끝내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여의도 최고가 주상복합 지위 탄탄
금호리첸시아는 강남, 목동과 함께 서울 내 부촌의 한 축을 차지하는 여의도의 대표 주상복합 아파트다. 실제로 주요 주상복합만 5곳이 있어 강남 도곡동 못지 않는 주상복합촌이 여의도지만 이 여의도 주상복합 중에서도 대표 아파트는 바로 금호리첸시아다.
지난 2003년 입주한 금호리첸시아는 여의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당사자다. 이때부터 여의도는 기존 아파트 재건축과 오피스텔 개발사업이 붐을 이뤘으며, 사무용 빌딩 리모델링작업까지 꾸준히 추진되기 시작했다.
금호리첸시아의 현재 매매가는 평당 2100만~2400만원 선. 이는 금호리첸시아와 함께 분양한 세계적 부동산개발 업체 트럼프가 나선 트럼프월드와, 금호리첸시아의 열기에 편승해 재건축을 통해 주상복합으로 탈바꿈한 인근 롯데캐슬 아이비와 엠파이어 등 주요 여의도 주상복합이 평당 2100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리첸시아는 지역 대표아파트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욱이 금호리첸시아가 아파트만 248세대에 불과한 소규모 주상복합 단지. 반면 다른 주상복합의 경우 400세대 내외의 비교적 큰 규모로 이루어졌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리첸시아의 대표성은 더욱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이에 따라 현재 공사 중인 GS건설의 한성자이가 입주한 후에도 금호리첸시아의 위력은 여전할 것이란 관측이 밝다. 현재 한성자이 분양권 가격은 평당 2400만~2700만원 선에 이른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여의도 금호리첸시아의 성공으로 그간 중급 아파트 브랜드에 머물던 금호건설이 고급아파트 시공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한남 리첸시아 이후 사실상 중단된 금호의 주상복합 개발이 올해부터 다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