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나침반으로 부상한 ‘유럽계 자금’

입력 2015-07-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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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주 조정은 유럽계 자금 순매도 탓…7월 이후 자금 유입 가능성 ↑

유럽계 자금이 코스피지수를 가르는 나침반이 되고 있다. 미국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유로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유럽계 자금 유입으로 코스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6월 1조496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6월 1일 2114.80에서 시작했던 지수는 한 달 내내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2028.7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주(7월13~15일) 코스피지수는 2.1% 상승했다. 전일 외국인 투자자가 235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단숨에 2080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동향에서 눈 여겨볼 점은 '유럽계' 자금이다.

6월 말 기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을 살펴보면 미국계와 유럽계가 각각 39.1%, 29.1%로 조사됐다. 두 곳이 전체 외국인 자금의 68.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계 자금은 전통적으로 'Buy & Hold'(매수와 보유) 전략을 쓰기 때문에 변동성이 적은 편이다. 반면 유럽계 자금은 단기 모멘텀 위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유럽계 자금의 흐름에 따라 코스피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메르스 확산과 그리스 이슈가 있었던 2분기 미국계 자금은 4월 2조26253억원, 5월 1조601억원, 6월 3조1816억원 등 꾸준히 순매수세를 이어왔다.

유럽계 자금은 메르스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6월 한국에서 2조93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2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순매수를 모두 되돌리는 수준이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주가 조정은 수급적으로 유럽계 자금의 매도세가 거셌기 때문"이라며 "추세적인 매매보다 모멘텀 매매에 민감한 유럽계 자금의 특성상 메르스 불확실성, 그리스 위기 확산이 순매도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지수 회복 역시 유럽계 자금에 달려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의 경우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크로 환경과 무관하게 6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증시의 외국인 수급은 유럽계 자금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황 상 유럽계 자금의 ‘유출’보다 ‘유입’에 베팅하고 있다.

우선 MRI(macro risk index)가 급락했다. MRI 지수는 금융시장의 위험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워질수록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하고 0에 가까워지면 유동성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MRI가 위험 경고 수준인 0.8에서 현재 0.5까지 빠르게 떨어졌다”며 “유럽계 자금은 매크로 불확실성에 연동되는 만큼 MRI와 높은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유로 캐리트레이드 가능성도 외국인 순매수 유입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유럽계 자금은 전월비 유로캐리 수익률이 플러스권일 때 유입이 강화되고 마이너스권일 때 유입이 약화되는 성향을 보인다. 대신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7월 13일 기준 7월 평균 유로 캐리 수익률이 플러스권에 진입했다.

현지 통화를 조달해 원화 자산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특히 유럽계 순매수 확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캐리트레이드 수익지수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로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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