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엘리엇 상대 가처분 사건 완승…이제 남은 건 주총뿐

입력 2015-07-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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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낸 가처분 항소심에서 또 패했다.

서울고법 민사40부(재판장 이태종 수석부장판사)는 16일 엘리엇이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항고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및 'KCC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모두 기각했다.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에 대해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1:0.35)은 현행법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됐고, 합병을 결정하게 된 경영판단이 불합리하다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엘리엇 측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KCC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경우 KCC는 시간 제약 등으로 이에 불복해 권리를 구제받을 기회가 사실상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엘리엇은 형식상 재항고를 할 수 있지만, 이미 17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만큼 재항고를 하더라도 판단의 실익이 없어 재항고를 하더라도 법원이 각하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제출한 2건의 가처분 항소심에서 승리한 삼성은 17일 오전 9시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합병안이 통과된다. 이 경우 엘리엇은 합병무효를 구하는 정식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상법 제236조는 합병 등기가 있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합병비율 불균형을 이유로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기지도 했다. 2007년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주주에게 합병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당사자 지위를 인정하고, 합병 비율의 불공정을 이유로 합병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 경우 본안소송에서도 합병 비율을 산출할 때 주가와 자산 중 어느 쪽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처분 결정을 통해 법원이 "주가를 합병 기준으로 삼은 것은 위법하지 않다" 판시한 점은 이러한 맥락에서 눈여겨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엘리엇이 장기간 법적 분쟁을 통해 기업을 압박하고, 경영 참여 등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다는 전례에 비춰볼 때 승소 가능성과 관계없이 법적 분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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