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경제통] 나성린 “경제는 살얼음판인데 언제까지 포퓰리즘 정치만 할텐가”

입력 2015-07-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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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잠재성장률·저출산 고령화 등 때이른 ‘선진국병’… 정책지원 시급한데 야당이 발목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의 미래가 상당히 비관적인 상황인데 야당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정책들에 반대하면서 포퓰리즘 정책만 내세우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사진=신태현 기자)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경제에 대해 “이미 선진국은 물 건너갔다”, “당분간은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고, 미래도 밝지 않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당 ‘경제브레인’인 나 의원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의 대내외 위기 요인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의원은 안으로는 잠재성장률 저하, 저출산 고령화, 기업경쟁력 약화 등을, 밖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리스 부도 가능성, 중국의 증시 폭락 등이 한국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야당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정책들은 다 반대하면서 포퓰리즘 정책만 내세우고 있다”고 야당에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정부가 원하는 걸 다 해주면 3%대가 될까 말까 한데, 추가경정예산에서 세입경정도, SOC(사회간접자본)도 안된다는 야당 주장이 관철되면 3%대 경제성장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최근엔 대내외 악재까지 겹친 형국이다. 한국경제의 위기 요인은.

“우리 경제의 미래는 상당히 비관적이다. 이미 선진국 가는 건 물 건너갔다.

과거 7,8%에 달하던 잠재성장률이 이젠 3%대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도, 선진국들은 선진국이 되고 나서 겪었지만 우리는 중진국 단계에서 와 굉장히 치명적이다. 또 기업경쟁력이 약화돼 대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팔 상품이 별로 없다. 기술은 떨어지는데 중국, 인도는 저렴하고 질도 우리와 비슷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잖나.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을 야당이 다 반대하고 있다. 규제완화, R&D(기술개발) 투자, 비과세 감면 등 해야 할 정책들이 있는데 야당에선 그런 정책 수단이 부자, 대기업에 유리하다고 발목을 잡는다. 대기업에 유리한 어떤 정책이 저소득층에도 유리할 수 있는데, 잘못된 반대논리다. 소득불균형은 다른 정책으로 바로잡으면 되는데도 처음부터 정책을 못하게 하니 경제가 성장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경제에 파급력이 가장 클 대외 악재는 무엇이라 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중국증시 폭락 등 세 개 모두 시한폭탄이라 계속 모니터링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렉시트는 당분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리스 부도 사태로 인한 유럽경제 위험 요인은 남아 있어 계속 주시해야 한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세계경제 침체다.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최근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수출시장이 줄어드는 데 비해 중국 같은 나라는 경쟁력이 더 높아지고 일본은 엔화 약세로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고평가돼 있는 원화 환율이 떨어져야 하는데, 환율조작국 말 들어가면서까지 할 순 없잖나.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돼야 우리 기업들이 환율 측면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 살얼음판을 걷는 경제가 될 수밖에 없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놓고 기획재정부는 추경 편성하면 3.1%, 한국은행은 추경 효과를 감안해도 2.8%에 그칠 것이라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어느 쪽 전망이 맞으리라 보나.

“12조원 추경에 기금자체 변경 3조원 등 정부가 원하는 걸 다 해주면 3%대 될까 말까 한데, 세입 부족분 메우는 6조원은 죽어도 안되고 SOC(사회간접자본) 부분도 무조건 반대하는 야당 주장대로 되면 3%대 달성이 어렵다고 본다.”

△정부의 11.8조원 추경안에 대해 총평해 달라. 여당 일각에선 “적다면 적은 금액”이라고도 한 반면, 야당은 말씀대로 세입결손 보전용 예산 전액 삭감과 SOC 예산 일부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안 한다면 몰라도 하려면 최소한 12조원은 해야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피해 대책도 있지만 꺼져가는 경제 불씨를 살려서 서민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게 목표잖나. 메르스와 가뭄대책만 해선 경기가 살지 않아 아무 소용이 없다. 메르스와 가뭄 이전에 이미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걸 알고 있었으니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줘야지.

세입경정 6조원가량을 안하면 세수가 안 들어오니 하반기에 계획됐던 프로젝트나 공사를 모두 축소해야 한다. 그럼 그만큼 또 경제성장이 안된다.

야당은 SOC도 무조건 안된다는 하지만 가뭄뿐 아니라 태풍, 홍수 대책도 SOC인데 그런 건 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SOC는 미리 당겨서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추경예산을 편성해도 올해 못한다는 건 골라내도 된다.”

△세수부족 사태가 올해까지 4년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성장률 등에서 지나치게 낙관론을 펴면서 세입 예측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동의하나. 세수난 해결 방안은.

“정부의 낙관론 주장에 일리가 없진 않지만 정부가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다른 요인들에 의해 안 된 것이다.

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세울 땐 잘하면 그 정도 될 것이라 계산한 건데, 박근혜 정부 들어 2014년 세월호 침몰사건, 2015년 메르스 등 매년 경제를 침체시키는 사건들이 발생했고 세계경제 침체가 이어졌다. 또 야당이 경제활성화법을 제 때 통과시켜 주지 않았다.

세수 증대 방법은 여야가 다르다. 우리는 소위 ‘박근혜식 증세’로, 걷을 수 있는 세금은 다 걷어보자는 거다. 그래서 3년 동안 비과세 감면 축소하고 탈세 척결하고 금융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했다. 박근혜정부가 공약가계부에서 한 건 다 지켰고, 다 만들어놨다. 그런데 야당은 세수를 더 늘리자며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법인세 올리면 당장 세수가 몇 조원 느는데 왜 안하냐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는 거다. 법인세 3%포인트 올리면 바로 경제에 직격탄이 오고, 오히려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점수를 매긴다면.

‘초이노믹스’란 경제활성화 정책인데, 불가피한 정책이었지만 성과가 크진 않았다. 최경환 부총리가 잘못해서라기보다는 세계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매년 경제를 침체시킬 사건이 발생하고, 야당이 비협조하는 상황에선 신이 와도 어려울 거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부총리 해먹기 어렵지. 그래서 최 부총리 본인이 잘못했으면 ‘C’를 줄 텐데, 외부 요인이 있으니 ‘B’는 줘야지.”

△현 정부에서 더 늘어 11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해결 방안은.

“부채를 줄이려면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늘려야 하는데,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는 절대 해결 안된다. 우리가 지금 가계부채 대책이라고 내놓는 건 근본 대책이 아니고 고통완화 정책이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가계부채 문제는 계속된다. 그러니 경제 활성화해서 소득 늘도록 야당이 도와줘야 하는데도 야당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말하고 있다. 한계기업들이 힘들어지고 세수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올리고 복지 지출을 늘려 소득을 올린다는 건 근본적인 오류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연장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해달라.

“LTV, DTI 완화는 부동산시장 정상화의 마지막 수단이었다. 우리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는 반대하기 때문에 ‘정상화’라고 표현한다. 실수요자들이 거래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부동산시장 정상화로, 이건 꼭 필요한 정책이었다.

가격이 정상화되도록 만들어 거래가 제대로 되게끔 부동산 관련 세금 중과를 없애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하는데, 야당이 계속 안해줬다. 이 정부 들어서 야당이 하나씩 찔끔해주고 남은 게 LTV, DTI였는데 야당이 반대했지만 이건 시행령이라 우리가 밀어붙였고, 부동산이 상당히 정상화됐다. 야당이 도와줬으면 벌써 2, 3년 전에 정상화됐을 텐데 너무 늦게 살아났다. 안타깝다.

문제는 가격 폭등은 없었는데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우리가 모니터링하면서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와 달리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금도 변함없나.

“나는 원래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반대했다. 도입 시엔 집주인들이 미리 가격을 올려버리니 순간 가격이 폭등해 정부가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된다. 정부 실패로 낙인 찍히니 그렇게 할 순 없는 건데, 내 걱정은 전세가 모두 월세로 전환된 후 월세가 폭등하는 상황이다. 이건 재앙이다. 그러한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전월세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여전히 부정적이고, 경제학자지만 내가 100% 맞다고 주장하기도 어려우니 상황을 두고 보고 있다.”

△연초 불거진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에 정부가 내놓은 보완대책으로 48%에 달하는 면세자 수를 줄이기 위한 논의는 어떻게 돼가나.

“기재부에서 몇 가지 대안을 가져왔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 역풍이 불어서 감당할 수 없다. ‘저소득층 세금 폭탄’이라고 난리가 날 것이다.

면세자 수가 는 건 2013년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고소득층 세부담은 늘리고 저소득층 세부담은 줄였기 때문이다. 면세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분명 문제가 있지만, 세제개편하면서 저소득층 세부담을 늘릴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야당은 원래 면세자 수 늘어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면서도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고 비난하기 위해 면세자 수 증가를 비난한다. 야당이 주도해서 해주면 고맙지만 그렇지 않다면 해결 방법은 가만 놔두는 거다. 소득은 증가하는데 면세점이 그대로 있으면 결국 시간이 나면 면세자 수는 줄어들게 된다.”

△이번 세법 개정안엔 어떤 내용이 담기리라 보나.

“올해는 대대적인 큰 폭의 세제개편은 없을 것이다. 연말정산 난리를 경험하고 나서 이제 세법개정은 겁이 나서 못한다. 손해보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정부가 욕먹게 돼 있다. 내년 총선도 있어서 올해는 비난 받는 세제개편은 할 수 없다.

일몰이 돌아오는 저소득층, 중소기업에 가는 비과세 감면들은 연장할 필요가 있는데 이 사안을 두고는 정부와 국회 간 밀고당기기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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