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장기요양기관서 178억 새나갔는데...정부는 속수무책

입력 2015-07-14 17:41수정 2015-07-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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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만 하면 설립할 수 있어 관리ㆍ감독 힘들어…개정법은 국회서 계류중

전문 요양기관의 복지급여 부정수급률이 매년 증가해 지난해 부당청구금액이 178억원에 달했지만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재가·시설 장기요양기관은 지난 △2010년 1만1228곳에서 △2011년 1만857곳 △2012년 1만730곳 △2013년 1만1056곳 △2014년 1만 6543곳에 달했다. 다른 기관보다 설립하기가 쉬워 신고만 하면 요양기관을 개원할 수 있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장기요양기관을 관리, 감독할 제도는 부족하다. 노인장기요양법에 따라 설치된 요양시설을 규제할 별도의 법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 미비로 일부 장기요양기관은 재무회계 자료를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은 자료 제출 요구권이 없어 직접 확인할 수 없다. 요양기관 기관장들은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해 요양보험료만 챙기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요양보호사들의 임금이 평균임금에도 못미치는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도 이들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도 요양보호사들은 임금을 올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마련돼 있지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정수급을 차단하기 위해 복지부가 제출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장기요양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7개월째 계류 중이다.

장기요양법 개정안에는 재무회계 자료 의무화, 기관 설립요건 강화, 장기요양급여 비용 중 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비율에 따라 요양보호사에 인건비 지급, 3년마다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해 관할 시·군·구에 재무회계 자료 제출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요양기관들이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 정부도 이를 반성하고 법 개정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한다"며 "장기요양기관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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