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암살’, 믿고 보는 최동훈 감독…그리고 전지현

입력 2015-07-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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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포스터(사진제공=쇼박스)

일제강점기는 우리 역사의 암흑기다. 선조들은 일본의 군홧발 아래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 전쟁 한 번 없이 나라를 빼앗긴 힘없는 군중이었지만, 목숨 걸고 싸운 독립투사들의 항쟁기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한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암살’(제작 케이퍼필름, 배급 쇼박스, 감독 최동훈)은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이국땅 상하이에서 고군분투하던 시절, 독립을 위해 싸운 특별한 암살 단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독립군 제3지대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 그리고 베일에 싸여있는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까지, 영화의 중심이 된 인물들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역사책 속의 실존 인물처럼 살아 있다.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정재)은 조선 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이경영)을 암살하기 위해 동지들을 불러 모은다. 안옥윤을 대장으로 속사포, 황덕삼이 암살 조를 구성해 치밀한 작전을 세운다.

(사진제공=쇼박스)

얼핏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는 얽히고설킨 인물 간의 관계가 톱니바퀴처럼 잘 구성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이어진다.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의 가세와 일본영사관과 내통하는 배신자의 등장은 극의 다양성을 확보한다.

여기서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암살’은 대표적 멀티캐스트 영화지만 웬만한 원톱 영화 못지않은 일체감을 준다. 각자의 자리에서 생동감 있게 살아 있는 캐릭터 묘사는 주연과 조연의 구분마저 없앤다.

이처럼 ‘암살’의 힘은 검증된 연출자와 연기자들에게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인정받아온 사람들이 모였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최고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전지현은 ‘도둑들’ ‘베를린’에서 보여줬던 매력으로 다시 한 번 스크린을 장악할 예정이다. 반전의 묘미를 안겨주는 1인 2역도 예고돼 있다. 이정재는 ‘관상’ 수양대군의 카리스마를 재현할 예정이며 하정우는 특유의 리듬감 있는 연기로 극의 스펙트럼을 넓힐 예정이다. 여기에 오달수, 조진웅, 이경영 등 충무로에서 닳고 닳은 신 스틸러가 총출동한다.

(사진제공=쇼박스)

이들을 한곳에 모은 최동훈 감독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타짜’ ‘도둑들’로 진가를 발휘한 최동훈 감독은 특유의 ‘버무리기 연출’을 재현했다. 단 하나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은 최 감독의 섬세함은 시대상을 촘촘히 그리는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주제는 무겁지만 ‘암살’은 철저하게 상업영화다. 한 마디로 재밌다. 2시간 19분의 긴 러닝 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순 제작비는 180억원. 거액의 투자금은 스케일로 변환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치 그 시대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대형 오픈 세트와 의상, 51정의 총기로 완성된 액션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부럽지 않다.

영화에 짙게 묻은 상업성은 애국심 고취의 장치들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독립이 정의고, 친일은 배반이다. 이 단순한 명제는 ‘암살’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사진제공=쇼박스)

‘암살’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올해 최고 기대작이다. ‘도둑들’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대표 흥행 감독 최동훈이 메가폰을 잡았고, 출연 배우의 면면이 화려하다. 지나친 기대감은 실망을 안긴다. 개봉을 앞둔 ‘암살’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광복 70주년을 앞둔 7월, 영화 ‘암살’의 개봉이 순국선열의 한(恨)을 ‘재밌게’ 다룰 예정이다. 그 치열했던 투쟁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상영시간 139분, 15세이상관람가,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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