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이]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국내에서 대포통장 모집·유통·현금인출 등의 활동을 한 '쩐의 전쟁' 등 3개파 조직원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메신저 창에 '휴'라고 쓰면 '별일없다'는 의미로 '온점(.)'을 찍어 대답하는 암호를 사용했지만 결국 덜미를 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혐의로 보이스피싱 3개 조직의 조직원 13명을 붙잡아 유모(20)씨 등 9명을 구속하고 권모(24)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쩐의 전쟁' 조직원 유씨와 윤모(19)씨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대포통장 247개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8억4000여만원을 인출해 중국 총책에게 무통장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와 윤씨는 자신들의 몫으로 송금액의 4%인 340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결과 유씨는 은행 대출금·휴대폰 미납요금 등의 채무를 군 입대 전 갚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먼저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유씨는 인출책으로 활동하면서 돈벌이가 잘 되자 고등학교 동창인 윤씨를 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장전달책 조선족 김모(30)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직접 교육·지시를 받고, 지난달 취업비자로 국내에 입국해 한국 지리에 익숙한 사촌동생을 범행에 포섭했다.
김씨는 중국 조직으로부터 직접 현금 인출까지 지시를 받았지만 국내 현금인출기 조작이 미숙해 대포통장 유통책으로 활동했다. 대포통장을 현금인출책에게 건내주는 대가로 일당 40만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총책과 휴대폰 메신저 대화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총책의 '휴'라는 질문에 '온점(.)'으로 검거여부를 표시하는 범행의 치밀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의 통화·계좌내역 등을 토대로 국내 보이스피싱 공범 및 미검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전화금융사기의 온상인 개인정보 유출, 대포통장 유통, 구인구직 사이트 등에 대한 기획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