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수 외무장관’ 사우드 알파이잘 사우디 왕자 별세

입력 2015-07-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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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40년간 사우디 외무장관직 맡아와

▲사우디 알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전 외무장관. (사진=AP/뉴시스)

무려 40년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을 지낸 사우드 알파이잘(79) 왕자가 9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사우디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알파이잘 왕자는 35세였던 1975년 3월부터 사우디 외무장관직을 맡아오다 올해 4월 말 개각에서 교체됐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알파이잘 왕자가 세계 최장수 외무장관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

알파이잘 전 외무장관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고, 올 3월에는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걷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사우디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그의 신경 계통에 문제가 생겨 최근에는 말까지 어눌해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미 몇 번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말했다.

알파이잘 전 외무장관의 아버지는 사우디 3대 국왕인 파이잘(1964~1975년) 국왕이다. 파이잘 국왕은 조카에게 피살돼 급사했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파이잘 국왕이 피살되지만 않았어도 알파이잘 장관이 유력한 왕위 계승자 후보 중 하나였을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학사과정을 마친 그는 사우디 정부의 핵심부서인 석유부 차관까지 지내며 후계자 수업을 받았고, 사우디 4대 칼리드 국왕은 1975년 3월29일 그를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외무장관 재임기간이 40년이나 되는 만큼 그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내정ㆍ팔레스타인 인디파다(민중보기)ㆍ이란-이라크전쟁ㆍ걸프전쟁ㆍ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중동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헤쳐나가야 했다.

알파이잘 외무장관은 재임 동안 살만 국왕을 제외한 3명의 국왕의 신임을 받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친미 외교노선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던 그는 석유로 쌓은 부를 바탕으로 한 사우디의 ‘조용한 외교’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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