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투표 부결] 유료화 약세 심화 우려…자금 미회수 위험도

입력 2015-07-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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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태가 구제금융 협상안 부결로 이어져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그리스와 직접적인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 전체의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와 교역하는 국내 기업들은 현지 은행들의 업무 중단으로 수출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됐다. 현지 투자 기업들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그리스와의 교역액은 지난해 14억6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1조982억달러)의 0.1%를 차지했다. 수출액이 10억5000만달러(0.2%), 수입액은 4억1000만달러(0.1%)다.

교역 비중이 작아 그리스와의 교역 감소 자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올 1∼5월 대(對) 그리스 수출액은 이미 작년 같은 기간보다 73% 급감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그리스에 화물선, 합성섬유원료(테레프탈산), 커피 조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는 대신 나프타, 비금속광물, 의약품, 과일주스, 잎담배 등을 수입한다.

코트라(KOTRA) 아테네무역관은 이날 그리스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 그리스 수출 가운데 86%를 차지하는 선박의 경우 대다수 그리스 선사들이 파나마 등 외국에 배를 등록하는 '편의치적'(세금을 줄이고 값싼 외국인 선원을 승선시키기 위해 선주가 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국에 치적하는 것)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해운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국내 선박 수출업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리스 사태의 파장이 그리스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 내 금융기관 상당수가 그리스 위기에 노출된 데다 권역내 교역이 맞물려 있는 탓에 그리스의 경제 불안과 유동성 경색이 지속될 경우 유럽 금융권의 부실과 함께 유로존 전반의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엔저와 함께 한국 수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유로화 약세를 심화시켜 우리나라 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만약 그리스 사태가 디폴트 이후 유로화 사용을 포기하는 그렉시트(Grexit)로 이어진다면 유럽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지면서 한국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516억6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9.0%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EU 수출액은 14.0% 감소했다.

코트라는 그리스 현지 은행들의 영업중단, 예금인출 제한으로 해외 송금 업무가 장기간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 대금 미지급 사례가 증가하고 미수금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해 자국의 드라크마 화폐로 돌아갈 경우 화폐가치 폭락으로 단기간 수입물가가 급등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상거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해 현지 진출 기업들은 사업 계약서를 작성할 때 대금 지급수단을 유로화나 달러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코트라는 지적했다.

정부는 6일 은행회관에서 기획재정부 주형환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발생가능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능동적ㆍ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환ㆍ금융시장 등 일반적인 파급경로 외에 실물경제를 포함한 모든 발생가능한 상황을 상정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각 기관의 비상 대응조치를 미리 점검하고 조율함으로써 유사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ECB의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 유동성지원(ELA) 한도 증액 여부, 독일ㆍ프랑스 등 채권단의 향후 입장변화 가능성 등에 주목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중국 등 신흥시장 불안 등과 결부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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