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운영시 금융감독당국 대비 법원 역할 강화
현행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금산법)'에 나와 있는 금융기관 도산제도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동수 연구위원은 31일 '금융기관 도산제도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금융기관 구조적 위험의 개념을 법제화하고 위험의 발생 여부에 따라 도산제도의 운영방식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은 "금융기관 도산제도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목표와 법적 목표를 조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목표는 부실금융기관을 처리할 때 사후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사전적으로 시장규율이 작동되도록 해 부실발생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말하고 법적 목표는 절대우선순위에 의한 이해당사자간 공평한 배분과 절차적 투명성의 확보를 의미한다.
강 위원은 또 금융기관의 구조적 위험의 개념을 법제화하고 위험의 발생 여부에 따라 도산제도의 운영방식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은 "구조적 위험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행정부는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의하여 위험의 발생을 명시적으로 판정한 후 경제 전체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후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만약 구조적 위험과 관련성이 낮다고 판정될 경우에는 일반적인 도산절차를 최대한 준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결정의 투명성과 정책당국자의 책임성, 그에 따른 정책의 효과성을 고려할 때, 구조적 위험에 대한 판정에 근거해 도산절차를 별도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은 "금융감독의 주요 결정은 법원의 사전적 또는 사후적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해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법률적 쟁송을 보장하는 실질적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당국이 금융기관 도산과정의 권리를 독점하면 도산신청의 남발 방지나 도산의 효과적 처리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며 "하지만 행정결정에 불복하는 이해당사자에 의해 금융감독당국이 피소될 위험도 존재하는 만큼 제도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법원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구조적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정된 부실금융기관이 도산하면 금융감독당국의 주요 결정은 가급적 법원의 관리‧감독 아래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 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원은 금융기관 도산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금융감독당국의 전문성을 존중해 도산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금산법의 세부조항들을 비례 원칙에 의거해 이해당사자의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 적절한 가를 재검토한 후 개정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