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이동통신사들간 가입자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란 애초 기대와 달리 요금제가 시장 경쟁 활성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통신 3사가 거의 비슷한 내용의 데이터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은 상황에서 타사 요금제 조건에 매력을 느낀 가입자의 번호이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SK텔레콤의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KT는 약 91만명, LG유플러스는 약 70만명 등으로 전체 합산 361만명 기록했다.
데이터 요금제가 단기적으로 이동통신사 선택의 기준이 됐다면 이론적으로 SK텔레콤의 가입자가 급증한 만큼 같은 기간 KT나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를 이동한 사람도 비교적 늘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는 정반대였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SK텔레콤의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자는 5419명이 순감한 것이다. 이는 KT 가입자가 2천31명, LG유플러스 가입자가 3388명 각각 순증한 것과 대조된다.
SK텔레콤 가입자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지난달 20일 당일 313명이 순증한 바 있다. 올해 3월 26일 이후 57일 만에 처음 순증을 나타내 데이터 요금제 출시의 효과를 증명하는 듯했다.
올해 2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선을 10여년 만에 내준 SK텔레콤이 데이터 요금제를 무기로 다시금 압도적인 1위 통신 사업자 지위를 수성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SK텔레콤 가입자가 순증한 것은 불과 8영업일뿐이었다. 특히 이달 중순 들어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가입자 순감을 기록해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전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SK텔레콤은 이미 TV 광고 등에서 "바야흐로 기변(기기변경) 시대인 것"이라며 자사 가입자가 번호를 이동해 타사로 떠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기기만 변경하도록 각종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 데이터 요금제가 유사해 요금 경쟁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시장 활성화 효과도 제한적이었다"며 "불법 지원금을 살포해 가입자를 빼앗는 등 구태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