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주, 올들어 고공행진 지속…정용진 리더십에 시장 반응

입력 2015-06-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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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5년 신세계 주가 추이)

신세계그룹의 행보가 주식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주가는 주요 그룹과 뚜렷하게 구별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단기적으로 ‘면세점’ 호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서열 13위 신세계그룹주, 주가는 1·2위 압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공기업 제외) 신세계그룹은 2015년 4월 기준 재계 서열 13위다. 2014년 CJ그룹을 제치고 두 단계 오른 뒤 순위를 지키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성장세는 주식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14년 주가가 하락하며 한 때 우려를 샀으나 올해는 유통업계 톱픽으로 꼽히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인 업황 개선과 신규 출점에 따른 성장모멘텀이 신세계 투자 포인트”라며 “본업가치 개선에 주목한 투자를 해 볼만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 1월 28일 15만8500원에서 최근 27만~30만원대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79.11%나 뛰었다. 2분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주가는 지난 22일 장 중 29만75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는 132만7000원에서 132만10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2위인 현대차는 16만9000원에서 13만1000원으로 22.49% 떨어졌다. 재계 1, 2위 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엔저 등의 이슈로 주가가 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주가 상승세는 신세계 그룹주 전반에서 나타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월 12일 장 중 8만원대가 무너졌으나 이후 가파르게 오르며 13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이마트 역시 등락폭이 크지만 대체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신세계푸드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주가가 올랐다. 올 초 10만4500원에서 시작해 지난 5월 19만7000까지 뛰었다. 신세계 I&C는 11만2000원에서 7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이며 18만원대에 안착했다.

◇ ‘비전 2023’…다르게 보고 숫자로 증명하다= 신세계 그룹주가 일제히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면세점’ 이슈 때문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신세계가 유력한 후보로 올랐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면세점’이 주가를 견인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식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면세점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비전 2023’이 그룹 밸류에이션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 2023’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초 발표한 ‘향후 10년 청사진’이다. 복합쇼핑몰ㆍ온라인몰 등을 늘려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원, 고용 17만명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정 부회장은 최근 진행됐던 2015년 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올해 전체 투자규모를 사상 최대 규모인 3조3500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전 2023’의 일환으로 경기 불황에도 투자 확대를 통한 공격적인 경영과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시장이 정 부회장의 행보에 신뢰를 보내는 것은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환경에서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가 부진하고 유통업황이 안 좋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마트의 월간 성장률은 4월 6%, 5월 3%로 플러스를 보였다”며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롯데의 경우 3~4월까지 마이너스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즉, 같은 불황 속에서도 동일 점포 성장률이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아 경쟁사 대비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전 2023’이 지향하는 부분에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세계가 추진하는 투자는 단순히 점포 확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 투자를 통해 그룹 내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은 재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이 평소 “식품, 의류, 가전 같은 기업은 물론 야구장이나 놀이공원도 신세계그룹의 경쟁자”라고 강조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용진 부회장의 다른 접근 방식이 작년부터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며 “롯데의 경우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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