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명백한 표절,
소설가 신경숙이 자신을 둘러싼 표절 의혹과 관련해 1주일만에 해명에 나섰지만 모호한 해명으로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역풍에 맞고 있다.
신경숙은 지난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어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하며 문제가 된 단편소설 '전설'을 거둬들이고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신씨의 이같은 해명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신씨의 발언이 표절을 인정하는 것인지 부인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트위터와 인터넷 여론에서는 신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여전히 뜨겁다.
아이디 '@coppe****'는 "대단한데! '표절 맞다'가 아닌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이라며 비꼬았고, '@g****'는 "건망증 핑계와 말장난이 잘 버무려진 거짓사과"라고 맹비난했다.
네티즌들은 "작가만 자존심 있는거 아냐. 그걸 보는 국민도 자존심 있는거지. 내 기억을 못믿는 상황이 됐다고? 그게 말이야", "소설을 쓰던 중 자기 자신안의 또 다른 자아가 튀어나와 표절 구간을 쓰고 들어갔다 이건가", "신경숙 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니 '표절은 아니지만 당신들이 맞다고 하니 그렇다고 해줄게' 이런 얘기군", "양심이 없으면 염치라도 좀 갖추자. 그래야 인간이다", "문학을 표절로 한 번, 그리고 애매모호한 소설식 말투로 두 번 살해 하셨어요",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개워내는 말 하나하나가 '작가스럽다'"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문학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정원옥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린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공동주최 긴급 토론회에서 신씨가 일종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며 여전히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정 위원은 "신씨를 비롯해 지금까지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작가들은 매번 '가져다쓰긴 했는데 표절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출처를 표시하겠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며 "이렇다면 한국에 표절 작가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명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무의식적으로 표절하기 어렵다"며 "의식적이고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신씨가 '표절이라고 판단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타인의 얘기가 아닌 본인 이야기라면 '표절이 맞다'고 확정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책임을 어떻게 짊어질지 얘기를 했어야 했다"고 신경숙의 해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신경숙 명백한 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