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왜 2인자 부활 메카 됐나 [배국남의 눈]

입력 2015-06-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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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복면가왕 갭처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2월 18일 MBC에서 방송한 ‘복면가왕’이었다. 출연자들이 복면을 쓰고 노래 대결을 펼치는 간단한 포맷이었다. 첫 회 우승자는 시청자도, 심사위원단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바로 EXID의 솔지였다. 하니로 뜬 EXID에서 솔지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복면가왕’ 출연전까지. 하지만 솔지의 ‘복면가왕’우승으로 가수로서의 존재감은 확고해졌다. 솔지를 말했다. “‘복면가왕’ 출연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제는 어른들도 많이 알아봐주신다. 무엇보다 내가 가수로 걸어온 길을 함께 이해해주시고 노래를 들어주셔서 가수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솔지는 ‘복면가왕’의 평가받지 못한 2인자 반란의 서막이었다.

민철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밝힌“‘복면가왕’은 다양한 목소리가 편견이 없는 상태에서 들으면 어떤 느낌일지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프로그램이다”라는 설명처럼 ‘복면가왕’은 때로는 편견으로 때로는 1인자에 가려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가수나 연예인을 복면이라는 장치를 통해 가수의 본질적인 부분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다.

기획 의도는 제대로 적중했다. ‘복면가왕’을 통해 편견으로 보지 못한 2인자들의 진면목과 선입견으로 평가절하 된 연예인들이 속속 재평가 받으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2인자들이 편견을 깨고 화려한 부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기획사에 주도되며 열린 아이돌그룹의 역사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그늘도 크게 남겼다. 바로 퍼포먼스는 잘하지만 가수로서 가장 중요한 가창력이 크게 떨어지는 가수라는 인식을 대중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그 인식은 20여년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복면가왕’에서 아이돌 그룹 가수들이 빼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아이돌 가수 =가창력이 부족 혹은 없는 가수라는 등식을 깨고 있다. 가창력없는 2인자 가수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에프엑스의 루나, 에이핑크의 정은지, B1A4 산들 등이 놀라운 가창력으로 시청자와 대중에게 아이돌 가수의 재평가를 이끌어냈다.

또한 EXID의 솔지처럼 그룹에서 1인자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자주 드러내지 못했던 2인자에 머물던 가수들이 ‘복면가왕’을 통해 당당히 대중의 환호를 이끌며 1인자 못지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비투비의 육성재, 미쓰에이의 민, 걸스데이의 소진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밖에 사생활이나 연예인 활동분야에 대한 편견으로 저평가된 연예인들의 재평가도 ‘복면가왕’을 통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아마 대한민국에 편견으로 좌절하는 사람 1~2등이 내가 아닐까 싶다. 편견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이 힘냈으며 좋겠다”는 말을 한 홍석천은 ‘복면가왕’무대에서 남성성이 강렬하게 표출된 음색의 노래를 평가단과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 백청강을 비롯한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복면으로 인해 대중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며 가수로서 또한 연예인으로서 재도약하고 있다.

‘복면가왕’은 복면으로 인해 인기, 소속사, 외모, 그룹에서의 역할, 연예인 활동분야 등으로 유발되는 선입견과 편견, 왜곡된 시선 등을 배제하고 오롯이 가수의 본질인 가창력만을 평가할 수 있어 2인자들의 화려한 부활의 메카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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