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를 향해] 이진용 NVH코리아 대표 "車 소음·진동제어 부품 전문… 글로벌 점유율 아직 5%, 기술은 최상급"

입력 2015-06-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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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업체 기술격차 R&D투자로 해소… 중국 JAS와 합작법인 곧 양산체제

▲이진용 NVH코리아 대표는 올해 글로벌 OEM 영업에 박차를 가해 수출시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경주 본사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NVH코리아

“네덜란드 출신 ‘앙드레 리우(Andre Riu)’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신 적 있나요? 지휘자인 앙드레와 같이 구성원 각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펀 매니지먼트(FUN Management)’. 이를 구현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3개월 차를 맞는 이진용 NVH코리아 대표의 열의에 찬 한 마디다. NVH코리아 부사장이었던 이 대표는 지난 3월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내부 승진으로 대표까지 올라선 만큼 회사와 사업에 대한 면면을 훤히 알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 구성원들 간의 조화를 통해 최적의 효율성을 내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의지다.

NVH코리아는 자동차 소음, 진동을 감소시키는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부품 전문기업이다. 사명에 NVH가 붙을 정도로 자동차 내외부 소음과 진동을 제어하는 종합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한다. 국내 NVH 시장에서 약 47%를 차지하는 1위 업체로, 주력 제품은 ‘헤드라이너(천장내장재)’다.

최근 경북 경주시 문산공단에 위치한 NVH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NVH코리아의 경쟁력은 기술개발 능력과 수직계열화에 있다”며 “국내 유일 자동차 종합 내장부품 전문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고, 원사, 소재, 조립전문기업 인수를 통해 품질·공급 안정화와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NVH코리아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에게 NVH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해외시장에도 꾸준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글로벌 NVH 생산량 기준으로 점유율은 5% 남짓에 불과하지만, 기술력 측면에선 선두업체와 동등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자신감이다.

이 대표는 “일부 소재와 부품의 경우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가는 것도 있지만 일부는 글로벌 업체들이 앞서 나가는 것도 있다”며 “이 경우 우리는 ‘라스트 무버(last mover)’로서 선진 부품을 분석해 더 나은 제품으로 개선해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NVH코리아가 글로벌 선두업체들과 기술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근간을 2000년에 설립한 중앙연구소로 꼽았다. 이 대표는 “당시 회사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막대한 투자를 통해 연구전문인력을 운영해 온 결과”라며 “현재도 글로벌 업체들과 동등하게 R&D를 추진해 격차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R&D 노력에도 글로벌 업체들과 점유율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생산하는 NVH 부품은 다른 자동차 부품과 달리, 국내 또는 해외공장에서 만들어 타 지역으로 수출이 불가능하다”며 “큰 부피로 인해 물류비가 많이 발생해 반드시 완성차 공장 인근에서 생산설비를 운영해야 하는 관계로 막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NVH코리아는 현재 중국, 인도, 러시아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 비중도 국내(50%)에 이어 중국(25%), 러시아(12%), 인도(9%) 등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브릭스(BRICs) 국가 중 브라질을 제외한 지역에서 모두 해외법인을 운영하며 신흥시장에서 영업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법인들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며 영엽력을 키워가고 있고, 최근엔 전략기획실을 신설해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영업도 추진하고 있다”며 “일단 현지 업체들에 대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 등을 분석하고 있고, 올 하반기엔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올해 NVH코리아의 직수출 목표를 약 6000만 달러로 설정했다. 또한 해외시장에서 올해 주력해야 할 시장은 중국으로 꼽았다. 그는 “2013년 설립한 중국 JAC사와의 합작법인(합비)이 조만간 양산체제를 구축해 수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해외 현지 OEM과의 추가적인 합작 또는 전략적 제휴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NVH코리아는 지난해 1800억원이었던 중국시장 매출을 올해는 2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기존 중국 장수, 양주법인을 포함해서다. 과거 중국법인 설립 초기 적자를 면치 못했던 상황이 이젠 매출 200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 대표는 “2003년 법인설립 초기엔 우리 제품의 높은 스펙으로 인해 오히려 손실을 많이 봤다”며 “나중엔 현지제품을 분석해 그 수준에 맞는 제품으로 공급하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당시 우리 법인장은 일주일에 4~5일은 계속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NVH코리아는 글로벌 OEM 영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의 발전도 3단계로 설정해 운영 중이다. 1단계는 1984년 창립 이후 2005년까지 국내 기반 확립 과정이었고, 2단계는 2003년 중국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한 해외거점 확보, 3번째는 안정화된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OEM 영업 추진이다.

이 대표는 “최근 중국 등 해외에서 OEM 기술·생산 관련 문의가 자주 들어오는데,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어 올해엔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또한 해외 OEM 구매상담회 등에 참여해 부품·소재 관련 M&A나 전략적 제휴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냉각수온조절장치, 엔진룸 흡차음재 등이다. 이 신규사업 R&D엔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300’ 지원 자금이 들어가기도 했다. NVH코리아는 2011년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 선정돼 5년간 37억원의 R&D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 대표는 “정부 지원을 받아 R&D를 진행하고 있고, 일부 항목은 시작품을 시험 중인 상황”이라며 “흡음부품의 경우 지난해 양산을 시작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고, 향후 개발할 신제품들도 올해부터 순차적인 양산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제가 종료되는 오는 2018년까지 개발이 잘 완료된다면 회사 매출 증대에도 큰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취임 1년차인 이 대표는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신소재, 신기술, 신공법 개발 △스마트 기업 구축 △신규사업, 고객 창출 등 3가지 과제를 화두로 삼을 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기존 고객 의존도 탈피, 신규고객 창출, 전 직원의 세일즈맨화를 전 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NVH코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50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이에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정부의 국내 중견기업 정책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그는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에 비해 정부 지원사업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데 지원 혜택은 더 크다”며 “이런 구조 하에선 중견기업들은 정부 지원사업 참여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중견기업이 과제를 주도해 기술력을 확산하고,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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