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메르스 여파 무색…전국 모델하우스 방문객 ‘북새통’

입력 2015-06-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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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별 2만명 이상 몰려…이번주 20개 사업장 1만 가구 분양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신규분양 시장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당초 계획됐던 사업장에 분양 일정이 연기된 사업장들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주말 모델하우스에는 수많은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19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곳은 경기도 부천을 비롯해 부산, 원주 등이었고, 이들 사업장에는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2만 여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 식지 않은 청약열기를 보여줬다.

지난 19일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울지하철 1호선 역곡역 인근에 마련된 ‘부천옥길자이’ 모델하우스에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외부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줄이 50m넘게 이어졌다. 메르스를 대비해 입구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직원이 내방객들의 몸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또 방문객들도 입구 옆에 설치된 손소독기를 사용한 후 입장했으며 분양사무소 측이 무료로 제공하는 마스크를 받아 착용하기도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분양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21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옥길지구 내에 들어서는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9일 개관한 견본주택에 첫날에만 5000여명, 토요일에도 7000여명이 다녀갔다.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실내에는 마스크를 쓴 내방객들이 줄을 서서 경품추첨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를 업고 온 30대 부부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이 모델하우스 내부를 채우고 있었다.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과 옥길동, 계수동 일원에 조성되는 단지인 만큼 이날 인근 주민들이 많았다. 범박동에서 온 주부 A씨는 “요즘 테라스 하우스와 펜트하우스 등에 관심이 있어서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꼭대기 층에 펜트하우스, 일부 동에는 1층에 테라스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 모델하우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상담석에서는 고객들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었고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내부 유니트에는 오전 11시가 넘어가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에는 주말 3일 동안 총 2만 여명이 다녀갔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사업장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호반건설이 부천 옥길지구 C1블록에 1420가구 대규모로 짓는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도 문을 열었다. 이곳은 평일임에도 개관과 함께 방문객들이 긴 줄을 늘어서 대기시간이 1시간여에 달했다. 또한 입장 후에도 견본주택 2층에 위치한 유니트들을 둘러보기 위한 줄이 1층까지 이어지는 풍경을 연출했다.

일부 방문객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견본주택 입구에 설치된 ‘전신 소독게이트’를 통과한 사람들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은 주말 3일에만 2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문을 연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동안 3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지난 19일 오후에는 내부로 입장하는 데에만 30분이 넘게 소요될 정도였다. 입구에서 길게 늘어선 줄 사이로 마스크를 낀 방문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모델하우스 내부에도 역시 대다수의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아파트 모형을 구경하고 있었다. 도우미를 제외한 일부 모델하우스 직원들은 투명 마스크를 쓰고 관람객들에게 아파트 유니트 설명에 나섰다. 이날 방문객들은 메르스에 대해 여전히 긴장의 태세를 늦추지 않았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히려 활기 띈 모습이었다.

경기도 기흥에서 왔다는 30대 초반의 한 신혼부부는 “메르스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 찾아왔다”며 “아파트 유니트를 구경하다보니 마스크도 답답해져서 조금 전에는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용인에서 온 김희정(43)씨는 “다들 메르스 하면서 밖에도 안나가는 데 그래도 집 사는 게 더 중요하다. 게다가 이쪽지역은 상대적으로 메르스에서 안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를 비롯한 일행 3명은 아파트 구조와 분양가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고양시 원흥역 인근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고양 ‘삼송화성파크드림 파티오’ 모델하우스에는 첫날 5000여명이 몰려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20일에는 비가 왔음에도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에 600~700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한 가족은 “이쪽은 메르스 여파가 덜 하다”며 “추가 확진자도 나오지 않은데다 아파트 구입을 미룰 수가 없어서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분양일정을 연기할 까 고민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3배나 더 많은 방문객이 왔다”며 “상담고객들도 많아서 기본적으로 30분 정도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양 열기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과 원주 등 지방에서도 이어졌다. 부산 연산동에 위치한 연산자이갤러리에 마련된 ‘해운대자이 2차’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외부에 100m이상 길게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약 9000명의 고객이 방문한 데 이어 주말까지 총 3만 여명이 방문했다.

이 외에도 ‘원주 봉화산 푸르지오’ 와 ‘천안 불당 지웰시티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각각 2만5000여명, 2만3000여명이 몰렸다.

한편 메르스도 꺾지 못한 분양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넷째 주(6월 22~26일)에는 전국 20개 사업장에서 1만82가구를 공급한다. 건설사들이 장마와 휴가철 비수기를 앞두고 다시 물량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초저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상반기 막바지 청약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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