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의사 6명 중 4명 삼성서울…일부 환자 감염 경로 불명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2차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이 24일 부분 폐쇄 조처가 끝나고 조만간 정상 진료를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의료진 감염과 일부 불분명한 전파 경로 등이 향후 문제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실제로 특히 메르스 발병으로 병원이 발칵 뒤집어지고도 확진자 치료를 맡던 방사선사(162번 환자), 간호사(164번 환자), 의사(169번 환자)가 줄줄이 메르스에 걸리면서 감염 관리 부실 논란을 빚고 있다. 162·164번 환자는 미흡한 개인 보호구 탓에 감염된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메르스에 감염된 국내 의사 6명 중 4명은 삼성서울병원 소속이다. 확진된 간호사 11명 중에서도 삼성서울병원이 4명으로 가장 많다. 간호사 감염이 다음으로 많았던 곳은 1차 유행지 평택성모병원으로 3명이다.
건양대병원이나 대청병원 등 다른 메르스 발병 병원은 의사·간호사 확진자가 없거나 1명씩에 그쳤다.
일부 환자의 감염 경로가 불명확하다는 것도 문제다. 삼성서울병원 암 병동에서 아내를 간호하다 감염된 166번 환자는 어디에서 누구와 접촉해 감염됐는지 모호해 방역 당국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았던 환자(115번 환자)와 비뇨기과 외래 환자의 보호자(141번 환자)도 메르스 확진 뒤 일주일 이상이 지났지만 감염 경로가 완벽히 밝혀지지 못한 상태다.
방역 당국은 애초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를 불러온 응급 이송요원 출신 확진자(137번 환자)가 전파를 일으킨 사례가 없어 24일로 예정된 부분 폐쇄 기한의 연장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21일 밝혔다.
24일은 '제2의 슈퍼 전파자'가 될 우려가 컸던 이 환자에게 병원 구성원들이 노출된 마지막 시기인 10일에 메르스 잠복기(14일)를 더한 날짜다.
그러나방역 당국이 감염 위험 기간 내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간 사람 14만여명을 전수 조사하고 병원 측이 직원·방문객에 대해 매일 발열 여부를 확인하지만 모두 사후 대처에 그칠 뿐 근원적 처방과 거리가 있어 폐쇄해제는 성급한다는 지적이다.
방역 당국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 감염이 계속된 문제와 관련해 21일 브리핑에서 '보호복을 통상 수준으로만 착용한 것이 원인'으로 판단하면서 잠복기 내 병원 구성원에 대한 관리·통제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단 의료진 중 추가 환자가 나오는지를 살펴보고 철저히 격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27∼29일 응급실에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가 머무르면서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돼 지금까지 모두 83명의 환자를 냈다. 전체 국내 확진자(169명) 중 49%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