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매년 신규채용 늘고 장년고용 ‘안정화’”
정부가 내년 정년 60세 본격 시행에 맞춰 연내 316개 전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민간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장년고용불안과 청년고용절벽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청ㆍ장년의 상생 고용을 이뤄낸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참고자료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미도입 기업에 비해 청년 고용이 더 많고 장년의 고용유지율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근로자는 정년연장에 따른 고용안정과 노후 소득보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기업의 경우 인건비 부담 완화로 신규채용 여력을 확보하고 숙련 인력의 활용을 통해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석유화학업계 매출 1위인 LG화학의 경우 지난 2011년 57세에서 58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이후 지난해 다시 정년을 60세로 늘리고 임금은 58세부터 매년 직전 연령보다 10%씩 줄이도록 임금피크제를 재설계했다.
그 덕에 인건비를 절감, 지난해 1398명을 선발하는 등 2011년부터 연평균 14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었다. 동시에 노사 고용안정협약을 통해 50세 이상 장년 근로자는 2010년 900여명에서 올해1600여명까지 늘었다.
건설기계 업계1위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2년 노사 합의로 임금피크제 도입 한 이후 지난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임금은 58세에는 20%, 59세부터 60세까지는 30%를 줄이는 방식으로 임금피크제를 다시 짰다. 그 결과 작년358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정년연장을 통해 고용안정을 꾀할 수 있음은 물론, 올해부터 퇴직 전에 희망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프로그램 운영하면서 직원 만족도도 높일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28년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고려아연은 노사합의를 통해 2007년 55세이던 정년을 58세로 늘리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이후 2013년에는 정년을 60세로 다시 연장하며 임금은 56세는 동결, 57세는 10% 조정, 58세는 추가로 10%까지 조정, 59세부터 60세까지는 동결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했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은 매년 전체 재직근로자의 10% 이상을 신규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됐다. 2011년 121명이었던 신규채용 규모는 2012년 127명, 2013년 131명, 지난해 16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년이 지난 근로자들도 희망하는 경우 3~4년간 계속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고용 안정’을 꾀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없이 정년만 연장하면 결국 기업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다른 부분의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개별 기업에서도 노사가 하루라도 빨리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고민해야 하며 결국 그 해법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램프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ㆍ기아차, GM대우 등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1차 협력업체인 에스엘도 입금피크제 도입으로 청년고용을 늘린 대표적 사례다. 2004년 정년을 58세에서59세로 늘리면서 임금은 59세에 전보다 20% 줄이는 방식으로 임금피크제 도입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87명에 그쳤던 신규채용 인력은 지난해 172명까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