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중앙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의회에서 ‘2014~2015년 연례 통화정책 보고’를 통해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먼저 디폴트가 발생하고, 결국 유로존과 유럽연합(EU) 탈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현재 채권단의 지원으로 관리할 수 있는 채무위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은행 시스템과 금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을 주는 통제할 수 없는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환율이 급등하고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보수 성향의 신민당이 이끈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담당하다 지난해 6월 유럽의회 선거 패배로 단행한 개각에서 물러났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9조원) 지원 등을 위한 개혁안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채권단은 그리스가 지난 14일 제시한 대안이 미흡하다며 연금삭감 등을 요구했으나 그리스 정부는 아직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번 유로존 재무장 회의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EU가 주말에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하거나, 25~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례 EU 정상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는 오는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를, 7~8월에는 유럽중앙은행(ECB)에 67억 유로를 각각 갚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