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표절 논란에 소설가 홍형진 "논란 불거져도 심사위원으로, 없던 일 취급...비참하다"

입력 2015-06-17 18:02수정 2015-06-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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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표절 논란, 신경숙 표절 논란

▲소설가 신경숙 (사진제공=뉴욕한국문화원)

소설가 신경숙이 표절 시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소설가 홍형진이 쓴소리를 냈다.

홍형진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표절 논란을 대해 온 일련의 태도로 인해 상당히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는 “1999~2000년 신경숙의 표절 논란이 크게 불거졌지만 그리 머지 않은 2003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2004년에 이상문학상 심사위원을 지냈다는 건 (표절 논란을) 그냥 없었던 일로 취급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경숙의 표절 논란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이 지난 16일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올린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글에서 시작됐다.

이응준이 제기한 표절 시비 부분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 233쪽. 김후란 옮김. 주우세계문학전집. 1983년 발행)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전설)

이응준은 이 글에서 "신경숙은 한국문학의 당대사 안에서 처세의 달인인 평론가들로부터 상전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다.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한국문단의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는 그 이후 한국문단이 여러 표절사건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 체질화시킴으로써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을 가져오게 됐다"고 문학계 전반에 일침을 가했다.

신경숙은 그러나 이같은 표절 논란에도 "문제가 된 일본작가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다"며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창비 측 역시 두 작품의 유사성이 전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신경숙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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