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KCC에 전격 자사주 매각 결정… 왜?

입력 2015-06-10 20:00수정 2015-06-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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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KCC에 전격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예상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의 세력이 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11일자로 자사주 5.6%(899만557주)를 KCC에 매각한다고 10일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6742억원이며, KCC의 지분율은 5.76%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처분 목적에 대해 “우호적 지분 확대를 통한 원활한 합병 진행 및 유동성 확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 배경으로 자사주 매각이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의 지분 경쟁에서 동원 가능한 최상의 방안인 점을 꼽고 있다. 삼성물산 측도 “(자사주 매각이)현실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KCC에 매각해 의결권을 갖게 함으로써 엘리엇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자사주 매각을 통해 삼성 측은 기존 보유지분 13.9%에 KCC로 넘겨 의결권을 되살린 지분을 합쳐 모두 19.8%에 이르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엘리엇의 지분은 7.12%다. 기존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지분 격차는 6.8%포인트였지만 자사주를 KCC에 넘기면서 12.6%포인트로 벌어졌다.

한편에서는 냉각기간이 시작되기 전인 9일까지 엘리엇이 확보한 우호세력이 삼성 측의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이날 삼성물산의 KCC 매각 결정은 공시 직전까지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삼성물산의 지분에 대해 외국인 33.7%, 개인 및 기타법인 25.9%, 기관투자자 20.7%, 삼성 계열사 지분 13.8%, 자사주 5.8%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과 합병에 반대하는 개인 지분 일부가 엘리엇의 편에 설 경우 실제로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지분 취득을 신고한 4일 이후 외국인의 삼성물산 지분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엘리엇의 지분 취득 신고 이후 외국인 지분율은 1.86% 높아졌다”며 “이들이 모두 엘리엇의 우호세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엘리엇이 3일 339만주를 외국인 간 장내 블록딜을 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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