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거품’ 빙수… 1만202원하는 빙수 재료원가 2397원

입력 2015-06-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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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점심값 6480원의 1.5배

#여대생 A(23·여)씨는 최근 커피전문점에서 빙수를 사먹으려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빙수의 가격이 무려 1만3000원이었던 것. A씨는 점심으로 먹은 6000원짜리 김치볶음밥보다 2배나 비싼 빙수 가격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커피전문점들마다 새로운 빙수 메뉴를 대거 선보이면서 올 여름 빙수대전이 치열하다. 하지만 재료비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드롭탑 등 커피전문점들은 최근 4개에서 10개의 새로운 빙수 메뉴를 선보였다. 본지 조사 결과, 이들 신제품 빙수의 평균 가격은 1만원 수준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고급화되는 고객들의 입맛과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고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해서 가격이 다소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빙수의 원가가 판매가의 25% 수준밖에 되지 않는 데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팥빙수 원가는 팥(200g) 373원, 떡·콩가루(121g) 478원, 연유·우유(각 80g) 690원, 아몬드(40g) 550원, 얼음(367g) 306원으로 총 2397원이다. 올해도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빙수의 원가는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8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빙수의 평균 가격은 1만202원으로 직장인 평균 점심값인 6480원의 1.5배에 달했다.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빙수의 경우 1만원 미만 제품은 50개 중 29개로 대부분 약 1만원의 가격이었다. ‘탐앤탐스’의 경우 4개 제품 중 ‘흑모찌팥빙수’ 1개의 제품만 1만원 미만인 9500원으로 조사됐다. ‘할리스’의 경우 총 5개 중 ‘눈꽃팥빙수’만 9800원에 판매되고 있고, ‘파스쿠치’는 판매되는 3개 전 제품이 9800원이다. ‘투썸플레이스’는 5개 제품 중 2개 제품만 1만원 미만였고, ‘드롭탑’은 5개 제품 중 1만원 미만 제품은 9800원인 ‘밀크아이스탑’ 단 1개에 불과했다.

반면 1만원 이상의 경우는 전체 빙수 50개 중 21개를 차지했다. 특히 ‘탐앤탐스’, ‘할리스’, ‘드롭탑’의 경우 대부분의 빙수제품이 1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고가의 빙수는 ‘드롭탑‘의 ‘망고치즈아이스탑’과 ‘베리베리아이스탑’으로 1만3800원이었다. 이는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의 2배가 넘는다.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빙수는 기본적으로 2∼3인용으로 국내산 팥과 고급아이스크림을 사용해 원가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의 원가와 어느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영업비밀이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의 빙수 가격은 임대료, 인건비를 고려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임대료, 인건비를 포함해도 마진이 4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커피전문점은 대용량, 고가격 정책에서 벗어나 1인 기준의 소용량 빙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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