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F로 행복한 노후 만들기

입력 2015-06-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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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ㆍ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술 잘 먹고 돈 잘 쓸 때는 금수강산이더니 술 못 먹고 돈 못 쓰니 적막강산일세.”

정선아리랑을 부르던 떼꾼들의 노래처럼 ‘술 잘 먹고 돈 잘 쓰는’ 행복한 노후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은퇴설계란 은퇴한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놓고 재무적 또는 비재무적으로 설계를 하고 그에 따라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재무적인 설계는 노후를 생각했을 때 한 달에 드는 생활비가 얼마이고, 그 생활비를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월 연금과 임대소득 등의 수입을 계산해 보고, 그 다음에는 부모님과 자녀에게 나가는 용돈이나 자녀 결혼비용 같은 목돈이 얼마인지 소득과 지출 두 가지 측면으로 고려해 보아야 한다.

재무적인 설계와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비재무적인 설계이다. 재무적인 은퇴 설계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출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이나 인간관계 같은 비재무적인 설계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미리미리 다섯 가지 F(5F)를 잘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첫 번째 F는 파이낸스(Finance), 즉 돈이다.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비슷한데,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설계도 하고 집을 짓는 것처럼 은퇴 설계도 내가 어느 정도 돈을 가지고 있고, 부채가 어느 정도이며, 앞으로 어느 정도 소득이 예상되는지 대강의 윤곽이라도 잡아야 한다.

두 번째 F는 필드(Field)이다. 축구로 보면 박지성, 기성용 선수가 대표적인 미드필더인데, 우리도 각자 필드에서 활동하는 선수라고 본다면 그 필드에서 내가 할 일을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직장이 필드가 되겠지만, 은퇴 후에는 취미활동이나 자원봉사 등 소득을 얻기 위한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일거리를 찾아야 노후에 많은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친구(Friend)가 있다. 돈과 할 일이 있어도 함께할 친구가 없다면 재미없는 삶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친구는 배우자, 자녀와 같은 내 가족이다. 지금 바쁘다고 가족과의 시간을 은퇴한 다음으로 미룬다면 살가운 정은 다 떨어진 다음일 수도 있다.

돈도, 할 일도,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좋아하는 친구도 있다면 말 그대로 인생이 즐겁고 재미있을 것이다. 그래서 네 번째 F는 재미(Fun)이다. 퇴직에 대한 아쉬움은 털어버리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 연구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일한 만큼 배우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친구들과 함께 즐길 때가 온 것이다.

마지막 F는 비재무적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강(Fitness)이다. 돈도 있고, 배우자와 친구가 있더라도 건강이 없으면 일거리도 재미도 있을 수 없다. 평소에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혹시 모를 큰 병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5F, 즉 술 잘 먹고 돈 잘 쓰는 금수강산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노후를 즐겨 보자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우리 사회에 노후 및 은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지만, 사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닌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은퇴와 노후 또한 피할 수 없는 이상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즐기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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