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한 가운데 외국인이 삼성물산 주식을 집중 매집해 매수 주체와 그 목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제일모직 지분 10.18%를 보유중인 2대 주주 KCC도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며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8일 삼성물산 주식 0.2%(약 230억원 안팎)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삼성그룹 측 백기사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엘리엇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가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4거래일간 삼성물산 주식 2095억7400만원어치(297만6381주)를 순매수했다.
지난 4일에는 외국인이 1076억원어치(155만7552주)를 순매수해 1999년 이후 최대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날은 엘리엇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날이다.
삼성물산은 내달 17일 합병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11일 주주명부를 폐쇄하는데,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2거래일 전인 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즉, 엘리엇이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를 공식 발표한 날부터 주주명부 폐쇄 전 주식 매집이 가능한 날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엘리엇과 삼성 측이 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서로 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시각과 엘리엇과 함께 하는 외국인 주주의 결집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