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도 안 만날래" 보험 영업도 메르스에 '꽁꽁'

입력 2015-06-10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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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에 따른 공포감으로 경제 전반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보험 영업의 최전방인 설계사들의 판촉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10일 생명보험·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탓에 보험 영업과 고객 관리를 담당하는 설계사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구체적인 영업 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지금 분위기로는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업무 특성상 설계사들은 고객과 여러 차례 만나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계약을 끌어낸다.

하지만 외부인과 접촉했다가 메르스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대부분의 고객이 설계사들과의 접촉 자체를 회피하는 상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특히 메르스가 퍼진 주요 지역으로 꼽힌 경기도 평택, 수원, 서울 강남 등에서는 아예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시피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보상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병원에 갈 일이 많은데, 최근에는 '어지간하면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고객들이 있는가 하면 '마스크를 가져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 어려운 데다, 설계사들 역시 장년층이 많은 터라 메르스에 노출됐을 때 위험이 큰 만큼 휴식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생보사의 관계자는 "설계사 본인의 건강 상태와 자녀 유무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출근토록 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일선 설계사들은 나름의 아이디어로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 세정제를 비롯한 각종 멸균 기능의 제품들이나 면역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홍삼 제품, 마스크 등을 간단한 선물로 준비해 만나는 고객에게 나눠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설계사와의 접촉을 피하는 고객을 위해 택배로 비타민 등 간단한 선물을 상품 소개서와 함께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마스크 등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최근 폭증한 탓에 구하기가 어려워 이런 판촉에도 한계가 있다며 일선 설계사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면 채널의 영업이 부진에 빠졌지만, 그렇다고 비대면 채널의 실적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텔레마케팅 영업에 주력하는 보험사의 관계자는 "질병 담보를 취급하는 실손보험 쪽으로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지만, 특별히 상담이나 문의 건수가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 탓에 보험 가입과 관련해서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보험사의 영업도 '사면초가'에 이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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