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논란 반박… “대통령, 새벽부터 실시간 지시”
청와대가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참모진의 역할 및 대응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메르스 사태에 있어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긴박한 대응과정을 전하기 위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어제 하도 바빠 라면을 먹었다”고 전하는 등 다소 국민적 공감이 떨어지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지난 2일 긴급대책반을 편성해 정부의 대책기구(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민관합동대응TF·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와 비상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며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풀가동하고 있으며 반장은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라고 설명했다.
민 대변인은 “긴급대책반 편성 이후 합동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매일 대책반 회의를 열어 정부 대책기구와 실시간 대응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한 후 “메르스 대응 시 사각지대 발생의 선제적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수석, 고용복지수석의 수시 대책 논의 및 대통령 보고 △국무총리 직무대행과 사회부총리, 보건복지부·국방부·행정자치부·국민안전처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들과 핫라인 가동 등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께서는 새벽부터 비서실장과 관련 수석으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민관합동긴급점검회의를 통해 메르스 관련정보를 가급적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했고, 어제 (병원명 공개) 발표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는 휴일이던 전날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등이 발표한 메르스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의 실명공개 등과 관련, 박 대통령이 이병기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전화를 20∼30차례 하면서 대책발표를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현정택 정책조정수석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박 대통령은 참모들하고 거의 30차례 전화통화를 했다”며 “박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국정의 최고책임자로 움직이고 있고, 전 내각과 정부를 통솔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 역시 “어제만 해도 병원명 공개 등 전면적인 정보공개를 포함한 정부의 메르스 긴급대책 발표가 진행되는 상황이었는데 (박 대통령은) 이병기 비서실장 등과 전화를 통해 ‘메르스가 종료될 때까지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25시간이라는 각오로 뛰어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비서실장은 어제 하도 바빠 라면을 먹었다”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도 덧붙여졌다.
청와대가 이처럼 메르스 사태 수습과 관련한 내부의 대응 상황이나 박 대통령의 비공개 행보 및 발언을 소개한 건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 컨트롤타워가 어디인가를 두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처럼 청와대를 상대로 일각에서 ‘책임회피’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보인다.
앞서 민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디가 컨트롤타워인가’라는 질문에 “컨트롤타워로 총리가 있고, 그 위에 대통령이 있다”며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분야별로 컨트롤타워를 세운 것이고, 지금 그 3가지 본부 및 TF가 구성돼 각자 맡은 일을 하는데 총리가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이니 현재 (총리)대행이기는 하지만 메르스 관계장관회의도 열고 그러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해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