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이병훈PD, 지상렬 칭찬한 이유는? [배국남의 X파일]

입력 2015-06-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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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배기자, 개그맨 지상렬을 ‘대장금’에 이어 ‘이산’에 왜 캐스팅 한줄 아세요. 지상렬은 개그맨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요. 지상렬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수없이 다시 촬영을 하자고 해도 한번도 짜증을 내지 않고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사극 연출의 거장 이병훈PD가 정통 연기자들에게도 연기력에 관한한 인색한 칭찬을 개그맨 지상렬에게 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상렬이 ‘대장금’의 한 장면 연기에서 80번이나 NG를 냈다. ‘대장금’ 에서 지상렬의 한 장면 연기의 NG 평균 횟수는 40번이나 달할 정도로 NG를 많이 냈다. 이쯤 되면 연기자는 풀이 죽고 심각하게 하차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지상렬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병훈PD는 “일반 드라마와 달리 사극은 분장에서부터 연기까지 매우 힘들다. 지상렬은 NG를 수십번 내고 다시 가자는 말에 짜증한번 안내고 열심히 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연출현장에서 만날때마다 이병훈PD는 연기자들에게 강조한다. “50번이든 100번이든 NG를 내도 상관이 없다.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방송되고 왜 그렇게 밖에 못했을까 후회하느니, NG를 많이 내서라도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낫다.”

이병훈PD는 그가 저술한 '꿈의 왕국을 세워라'에서 지상렬의 NG를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지상렬처럼 굴하지 말고 도전하라'라는 글에 상세하게 담았다.

신인때 NG를 많이 내면서 연출자에게 혼나는 경우는 다반사다. 그것을 발전의 계기로 삼아 연기력을 확장시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느냐의 여부가 연기자의 경쟁력과 인기를 좌우한다. 1999년 5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택가에서 NG를 20번 내고 연출자에게 혼이 나 눈물을 흘리는 연기자가 있었다. 바로 신인 김하늘이었다. 이병헌 송승헌 한고은 강성연 조재현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 ‘해피투게더’에 신인 연기자는 두명이 있었다. 바로 김하늘과 전지현이었는데 김하늘은 이 작품으로 드라마 데뷔를 했다. 연출독종으로 알려진 오종록PD는 김하늘에게 더욱 혹독하게 NG를 질책했다. 하지만 끝까지 김하늘은 문제의 장면을 연기해냈다. 오종록PD는 “신인들에게 연기에 관한한 더 혹독해야 발전을 할수 있다. 그래서 다른 연기자보다 더 독한 말을 했다”고 말했다.

오종록PD가 2001년 연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피아노’에서 주연을 맡은 김하늘은 1999년의 김하늘이 아니었다. 부산 ‘피아노’ 촬영장에서 만난 김하늘은 NG없이 많은 신을 연기해냈다. 그리고 촬영장에 있던 기자에게 “배기자님, 저 달라졌지요”라는 말을 건넸다. 김하늘은 '피아노'를 통해 최고의 스타로 화려한 비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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