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눈] ‘렛미인’, 왜 성형 장사쇼로 비판받나?

입력 2015-06-0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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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렛미인 화면 캡처)

“1시간짜리 성형광고,‘렛미인’방송 중단을 요구한다!”한국여성민우회,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서울YWCA 등 시민단체 8곳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스토리온의 ‘Let 美人 시즌5’(이하 ‘렛미인’) 첫 방송을 앞둔 5일 서울 상암동 CJE&M 사옥에서 기자회견장에서. 하지만 이날 고수빈 김성민씨가 출연한 ‘렛미인 시즌5’ 첫 방송은 차질 없이(?) 예정대로 방송됐다. ‘논란을 넘어 감동으로’라는 그럴듯한 시즌 5 캐치프레이즈까지 내걸고.

2011년 시즌1을 시작했던 ‘렛미인’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일반인의 외모를 고쳐주는 전형적인 메이크오버쇼다. 그동안 시즌4까지 지원자 70명의 외모를 고쳐줬다. 하지만 ‘렛미인’은 방송과정에서 성형전과 성형후의 극단적인 비교 등을 통해 지나친 성형수술의 상품화와 외모지상주의 조장으로 논란을 증폭시켜왔다. 물론 출연자의 극적인 외모의 변화로 시청자와 미디어의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MBC Queen ‘도전 미라클’, JTBC도 ‘화이트스완’ 등 유사 메이크오버쇼 프로그램 홍수를 이끌었다.

“시즌5에서는 외모에 대한 메이크오버는 지양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가 절실한 지원자의 선발은 물론 출연자들의 자존감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 4일 제작발표회에서 ‘렛미인’ 제작진이 밝힌 기획의도다. 정말 그럴까. 하지만 ‘렛미인’은 프로그램의 태생적 한계로 외모의 상품화라는 성격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성형시장의 규모는 5조원 규모로 국제 성형시장 규모의 25%를 차지하고, 인구 1,000명당 13.5명이 성형수술을 해, 성형수술 비율이 전 세계 1위인 성형 공화국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성형광풍은 수많은 사람들을 예뻐지려는 인간의 기본 욕망을 넘어 외모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신체변형장애 환자로 내몰고 있다. 결혼시장에서 더 나은 배우자와 노동시장에서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진=한국여성민우회 제공)

성형 광풍의 이면에는 외모가 결혼시장과 노동시장에서 시장가치를 상승시키는 경쟁력이라는 논리를 무차별적으로 설파하는 ‘렛미인’ 같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미디어가 자리잡고 있다. 성형외과, 뷰티업체, 매스미디어 등 기업들은 막대한 이윤 창출을 위해 수많은 정상인에게 조차 “당신의 몸과 외모는 부족함과 결함 투성이”라고 강변하며 그 부족함과 결함을 성형수술 등으로 채워줄 수 있다고 해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진행자의 발언과 자막은 단적인 예이다. 지원자의 성형 전 모습을 ‘떡두꺼비 얼굴’ ‘프랑켄슈타인’ 등으로 극단적인 비정상의 표상으로 묘사하고 시술결과에 대해서는 ‘헐리우드급 외모’ ‘인생역전’ 등으로 표현 한 것이다. ‘렛미인’은 겉으로는 외모의 문제가 있는 것을 수술 등으로 고쳐줘 삶의 질을, 인생의 자존감을 높인다고 강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성형인을 전면에 내세워 일반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몸과 외모에 부족한 결핍을 느끼게 해 성형외과와 뷰티업체를 찾게 만드는 외모지상주의 이데올로기 설파다.

이 때문에 “‘렛미인’이 프로그램 지원자가 당하는 사회적 차별과 주변인의 폭력 폭언을 출연자의 외모 결함 때문인 것으로 묘사하고, 이를 성형수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방송한다. 성형수술을 통한 인생역전 판타지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한국여성민후회 등 시민단체의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렛미인’이 내건 캐치프레이즈 ‘논란을 넘어 감동으로’을 진정으로 실현하기위해서는 성형과 외모의 상품화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콤플렉스 극복은 자기 긍정을 통해 만들어져야 하는데 ‘렛미인’은 자기부정과 자기삭제를 하라고 말한다. 외모가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말하는 성형수술 프로그램의 폭력은 사람들을 고통에 몰아넣는다”라는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의 비판을 진정성 있게 수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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