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16일(현지시간) 장마감 후 발표되는 미국 대표적 반도체기업 인텔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의 금리인상과 관련된 회의가 17, 18일 이틀간 진행되는 점도 국내 주식시장에 경계심리를 높일 수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시장이 마틴루터킹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16일 국내증시는 거래량 부진 속에 나흘만에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사흘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에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을 시작으로 매수주체로 부각되던 외국인이 사흘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선 것도 부담이었다.
다만 외국인의 선물매수로 베이시스가 호전되며 차익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프로그램 매물 압력에서는 다소 벗어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각되기 전까지는 1350~1400선의 좁은 박스권 등락을 좀 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의 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과에 따라서 최근 미국 기술주들이 크게 오른 만큼 하락에 대한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지수는 2006년말대비 3% 이상 크게 올랐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미국 주요 IT기업의 실적 예상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기술주가 랠리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었다"면서 "인텔의 실적 발표 이후 전반적인 분위기가 파악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인텔 실적이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를 결정할 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16일에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으나 외국인 매도 등에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할 뿐 증시 상승의 주체로 부각되기 힘들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뤘다. 실제 2000년이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기간 중의 주가가 중기적 저점을 이뤘고,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삼성전자와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적이 많아 이같은 경험이 재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순표 한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안정성을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1400선을 앞두고 있어 심리적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V자형 반등흐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국내 기술주들의 선행지표로 작용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강력한 저항선인 490선을 앞두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단기투자자라면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1350선과 1400선을 상단과 하단으로 매매하되 중장기적 투자자에게는 '매수후 보유(Buy & Hold)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상반기에는 반도체 업종이 좋아보인다"며 "이밖에도 조선, 기계, 음식료, 은행업종을 중심으로 1350선에 근접할 경우 비중을 늘려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순표 연구원은 "철저히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시장대응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