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용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교수
잘 알려진 대로 앱 경제는 미국 애플(Apple)사가 2007년 개발,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이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에 그 위용을 드러냈다. 2008년 애플 스토어(Apple Store)가 선을 보였을 때 6만6000여개에 불과했던 앱은 2013년에는 무려 82만7000개로 증가했다. 리서치 회사인 닐슨(Nielsen)에 따르면 한국은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이 2009년으로 미국 등에 비해서는 다소 늦었으나, 앱 경제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나라로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현재 81%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앱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나타나 브라질(74%), 중국(71%), 미국(62%) 등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다운로드한 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도 게임(63.9%), 음악(43.6%), 그리고 뉴스(28%) 순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앱과 관련된 산업 분야의 일자리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3년 말 현재, 전년도보다 4.6%가 늘어난 27만6600명이 모바일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경제가 대학생과 청년들의 일자리 해소에도 큰 몫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앱 경제는 그러나 늘 장밋빛 전망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앱 경제의 발전이 자동적으로 한국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앱 경제가 성장하면서 일부 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큰 성장세를 보였던 GPS 시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도를 찾는 앱이 등장하면서 한해 20~30%씩의 수입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신문산업도 경제지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등장과 함께 겪었던 구독자 감소 현상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기도 하다.
또 앱 경제로 인한 일자리 증가가 모바일 콘텐츠 개발 등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아직도 미비한 수준이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규모가 2013년 2.43 빌리언 달러에서 2014년 3.18 빌리언 달러로 급증하는 등 성장일로에 있으나, 정작 국내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미국에서 개발된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Google Play)가 한국 전체 시장의 79.6%를 차지하는 등 그 위세를 넓혀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향후 앱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모바일 콘텐츠 개발 사업의 확대와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의 개발이다. 한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LG를 내세워 몇 년간 글로벌 리더로서 큰 역할을 담당, 정보통신 분야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가 없어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를 탑재해 사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누구나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안드로이드에 내재된 기술의 지식재산권을 주장, 스마트폰 한 대를 팔 때마다 10달러 전후를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진정한 정보통신 선진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앱 경제의 든든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와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또한 앱 경제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확대와 지원 등에 앞장서야 한다. 21세기는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사회다. 앱 경제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분야의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는 정보통신 강국은 모래 위의 성과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