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ㆍ남용 부회장 "전자업계 상생 구도 이어간다"

국내 전자업계 쌍두마차인 삼성과 LG전자 회장단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과 협력을 함께할 것을 선언했다.

15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20여분간 만나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남 부회장이 LG전자 부회장 취임 인사와 신년 인사를 겸해 윤 부회장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모임에서 윤 부회장은 "LG전자 CEO들과는 1년에 2~3차례 골프나 저녁 등 모임을 가졌다"며 "김쌍수 전 부회장과도 가능하면 2월경 만나 저녁을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윤 부회장은 '양사간 협력관계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협력할 것이 있으면 해야한다"고 말해 글로벌시장에서의 양사간 협력 체제가 구체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모임은 새로 LG전자 부회장 자리에 오른 남 부회장의 사전 포석을 위한 준비작업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텔레콤 사장이었던 남 부회장은 아직 전자 업종에서는 물론 LG전자 내에서도 이렇다할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 이에 따라 전자업종의 대부격인 윤 부회장과의 회동은 남 부회장 입지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란 분석이 그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모임에 대해 남 부회장이 선배인 윤종용 부회장을 찾아가 인사한 것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윤 부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62학번으로 69학번인 남 부회장 보다 7년 선배다. 입사 역시 윤 부회장이 66년, 그리고 남 부회장은 76년으로 윤 부회장이 선배격이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삼성과 LG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트 메이커로서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장비와 부품 등에서는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만남 역시 단순한 신년 인사 차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초 남 부회장은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관내 윤 부회장 집무실로 찾아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언론과 양사 임직원들의 눈길 등을 의식해 '제3의 장소'인 조선호텔로 급하게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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