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딸 생각하면 이제 막장드라마 못하겠어요” [스타인터뷰]

입력 2015-05-2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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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이 21일 서울 신사동 도레도레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앵그리 맘’ 제작발표회 당시만 해도 김희선에게서 모성애 가득한 엄마의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김희선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인형 같은 외모, 톡톡 튀는 성격 등 아직도 1990년대의 전성기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앵그리맘’을 16회 지켜보면서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생각은 달라졌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희선은 드라마를 잘 마무리했다는 기쁨 때문인지 얼굴에서 안도감과 행복감이 묻어나왔다.

김희선에게 ‘앵그리맘’은 특별하다. 대중에게 스타로 각인됐던 그를 배우로 볼 수 있게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을 많이 해주면 더 신나서 일하게 되는 것도 있잖아요. 연기로 칭찬받으니까 너무 좋아서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였어요. 밤을 새워도 샌 것 같지 않았다니까요.”

김희선이 연기한 조강자는 딸을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학교를 다니고, 눈물을 흘리며 딸을 위해 거친 액션도 마다치 않는 열혈 엄마다. 실제로도 7세 딸을 가진 김희선은 엄마였기에 ‘앵그리맘’ 속 강자를 연기하기 편했다고 한다.

“엄마가 되니까 엄마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어요. 내 아이라고 생각하면 연기가 자연스레 나와요. 결혼을 하지 않고 내 아이가 없었다면 강자를 연기할 수 없었을 거에요. 엄마 연기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건 아닌 것 같아요.”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면서 연기 뿐만 아니라 김희선의 실제 생활도 변화됐다. 여느 엄마들처럼 지나가는 학생들에게도 잘못된 것에 대해 서슴없이 잔소리를 하게됐고, 사회 이슈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누가 뭘하던 나만 잘 살면 됐는데 이제는 엄마 마음이라는게 그렇지가 않아요.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니까요. ‘앵그리맘’ 촬영하면서 학교 근처 빵집을 갔는데 애들이 화장을 진하게 하고 있더라고요. 불러다가 ‘교복이 너무 짧다. 속바지는 입었냐’ 잔소리 좀 했어요. 이제는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 지나칠 수가 없어요.”

‘앵그리맘’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실제 ‘엄마 김희선’의 모습을 궁금해했다. 딸 연아에게 그는 어떤 엄마일까

“솔직히 연아보다 제가 더 철이 없는 것 같아요. 케이크 가게에 가서 제가 먹고 싶다고 많이 주문하면 연아가 말린다니까요. 연아가 밖에서 친구들이 엄마를 알아보니까 좋아해요. 그래서 이제는 막장드라마 못하겠어요. 좋은 일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배우 김희선이 21일 서울 신사동 도레도레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결혼 전 최고의 청춘 스타로 활약했고, 결혼과 출산 후에도 여전한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그는 현재 20대 후배 여배우들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후배들이 그렇게 얘기해 줬다니까 기분이 참 좋네요. 하지만 저도 김희애 선배나 김혜수 언니가 잘 닦아주고 계셔서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타로 인정받은 사람은 배우가 되기 힘들다’라고 말하지만 스타성을 갖는 것 또한 굉장히 어려워요. 연기는 연습을 하면 늘 수 있는 것이지만 후배 배우들이 가진 스타성은 연습 한다고 해도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거든요. 그 나이 때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죠.”

아직도 20대 같은 외모지만 김희선도 어느덧 3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여배우 김희선에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이 드는 거 너무 좋아요.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내 이미지를 만들려고 작품을 골랐다면 지금은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생겼거든요. 가끔은 억울하기도 해요. 할리우드는 나이든 여배우도 매력적으로 표현해주는데 우리는 결혼하면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표현하기 바쁘잖아요.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이 우리나라도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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