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전국책(戰國策)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의 소진(蘇秦)은 합종(合縱), 장의(張儀)는 연횡(連衡)을 주장했다. 합종연횡이라는 말의 유래다. 합종은 진(秦) 이외의 여섯 나라, 한(韓) 위(魏) 조(趙) 연(燕) 제(齊) 초(楚)가 동맹해 진에 대항하는 것이고 연횡은 6국이 각각 진과 손잡는 것이다. 장의는 진 혜문왕(惠文王) 10년 진나라 군사를 이끌고 위를 침략했고, 그 후 위의 재상이 됐다. 장의는 위 애왕(哀王)에게 합종을 탈퇴하고 연횡에 가담할 것을 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진나라는 본보기로 한나라를 공격해 8만에 이르는 군사를 죽였다.
이 소식을 들은 애왕이 잠을 이루지 못하자 장의는 “진을 섬기면 초나 한이 쳐들어오는 일은 없다. 그러면 베개를 높이 하여 편히 잘 주무실 수 있고[高枕安眠], 나라도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왕은 결국 그 말을 좇아 진과 화목하고 합종을 탈퇴했다. 장의는 이 일을 시작으로 나머지 다섯 나라를 설득해 마침내 연횡을 성립시켰다.
그런데, 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살지 못한다는 고침단명(高枕短命)과 베개를 높이하면 편안하게 잘 수 있다는 고침안면이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좋은 베개 높이는 바닥과 뒷목의 각도가 12~16도인 경우라고 말한다. 베개가 너무 높아 머리와 베개 사이의 각도가 커지면 일자목이나 자라목이 될 수 있고, 너무 낮으면 어깨에 부담을 주어 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고침안면은 고침이와(高枕而臥)라고도 한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