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미생' '프로듀사'…금토 드라마 전성시대 '활짝'

입력 2015-05-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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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 드라마는 ‘드라마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시청률이 작품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현실 속에서 시청자의 외부 활동이 활발한 금·토 저녁시간대 드라마 편성은 지양됐다. 이 때문에 안방극장은 수년 간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 또는 주말 드라마로 대표됐다.

금토 드라마가 대중에 각인된 시점은 지난 2013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성공 이후였다. ‘응답하라 1994’는 1994년을 배경으로, 지방 사람들의 상경기와 사회적 이슈를 담은 드라마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8.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 지표를 다시 썼다.

지난해 10월에는 tvN 드라마 ‘미생’이 일약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청률은 8.2%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넘어섰다. ‘응답하라 1994’와 ‘미생’의 연이은 성공은 금토 드라마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고, 수많은 금토 드라마의 탄생을 야기했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응답하라 1994’ 방영 당시, 금·토 편성이 의문을 낳았다. 금요일의 경우 심야 예능 프로그램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많은 사람들이 TV 시청보다는 외부 활동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답하라 1994’는 남보란 듯이 성공하면서 금토 드라마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케이블채널에서 촉발된 금토 드라마 열풍은 지상파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KBS 2TV는 지난 15일 금토 드라마 ‘프로듀사’를 첫 방송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집필을 맡았고, ‘아이리스’ 표민수 감독이 연출에 나섰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연출진과 출연진만 봐도 금토 드라마에 대한 방송국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방송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프로듀사’는 첫 회 방송분이 10.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번에 흥행 드라마 반열에 올라섰다. 평일 방송되는 미니시리즈의 시청률이 대부분 한 자릿수로 시작하는 것을 볼 때 괄목할만한 성과다. ‘프로듀사’ 측 관계자는 “‘프로듀사’의 성공은 금토 드라마의 가능성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 금토 드라마 제작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토 드라마 신드롬의 주역 tvN은 ‘프로듀사’보다 한 주 앞선 지난 8일 ‘구여친클럽’을 방송했다. 송지효, 변요한, 이윤지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포털사이트 평점 8.5점을 획득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오는 29일 새 금토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를 선보인다. 배우 주진모, 김사랑의 안방 복귀작으로 두 남녀의 20년 세월에 얽힌 운명적 사랑을 그려갈 서정 멜로물이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금토 드라마는 평일과 주말의 경계에서 기존 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난 신선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달라진 시청 풍토와 방송가의 참신한 기획이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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