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암제 방출 담도 스텐트 임상시험 시작

입력 2015-05-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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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 췌암·담도암 치료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수술이 불가능한 담도폐쇄 환자의 담도를 넓히기 위해 사용되는 담도 스텐트에 항암제 방출 기능을 더한 ‘항암제 방출 담도 스텐트’가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이번 임상시험은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췌담도암클리닉 이동기 교수(소화기내과)는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오는 26일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임상시험 대상자는 100여 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악성 담도폐쇄는 담도암을 비롯한 담낭암, 췌장암과 담도 주변 악성 림프절 전이 등 다양한 악성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악성 담도 폐쇄 환자는 담도의 좁아진 부분에 스텐트를 넣어 담즙을 배출시키면 황달 증상을 경감시키고, 잔여 생존기간 동안 전신상태의 개선 및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스텐트에 항암제를 도포해 항암제 방출 기능을 더한 것이 ‘항암제 방출 담도 스텐트’다. 이동기 교수팀에 의해 2005년 처음 개발된 항암제 방출 스텐트는 그동안 추가 연구와 개량을 거쳐 이번에 임상시험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동기 교수는 “담도폐쇄를 치료하기 위한 스텐트에 항암제 방출 기능을 더함으로써 국소적 항암치료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해부학적 특성상 항암제가 도달하기 어려운 췌장암, 담도암의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추가적인 치료법으로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다국적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혈관계 스텐트와는 달리 담도 스텐트로 대표되는 비혈관계 스텐트는 우리나라가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어 이번 임상 시험 결과에 따라 해외 수출과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가 작년 3월 ‘의료기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 진입을 목표로 의료기기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임상 시험이 더 주목된다.

이동기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임상시험이라 낙관할 수만은 없으나 전 세계의 전문가들도 이번 연구 결과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임상시험 후에는 국제 다기관 임상연구도 계획하고 있어 향후 담도 스텐트 분야의 발전뿐만 아니라 췌장, 담도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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