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내가 과연 ‘악의 연대기’ 최창식 반장이었다면?” [스타인터뷰②]

입력 2015-05-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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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사진=호호호비치)

꼼꼼한 연출 스타일의 백운학 감독과 작업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손현주는 “예민할 정도로 세심했다. 끝까지 놓치지 않더라. 그렇다 보니 인물마다 감정이 살아있다”고 치켜세웠다. 날카로운 그의 디렉션을 풀어내는 건 그의 몫이었다. “100% 정답은 없더라”라고 주지하면서도, “정신적 에너지로 인해 숨 쉬어도 숨쉬는 게 아니었다”라고 할 정도로, 치열하게 파고든 배우 손현주다.

“‘절대 고독’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인물입니다. 서로 간에 몹시 친하다고 해도 사람은 그래요. 다 들어줄 것 같은데 결국 남이지요. 힘든 속내를 털어놓는 때부터 남이 됩니다.”

캐릭터를 표현하느라 작품에 푹 빠져 있던 손현주는 최창식 반장과 자신을 객관화시키며 비교했다. 그는 “오늘도 샤워하다가 생각한 건 ‘내가 과연 그런 상황이 됐으면 어땠을까’예요. 그래도 위급한 순간, 친한 동료인 오형사(마동석)에 얘기를 했을 겁니다.”

▲영화 '악의 연대기' 스틸컷.(사진=호호호비치)

눈 앞에 기회와 행운이 만져질 듯 가깝다. 여기에 절대적 해악을 끼치는 순간이 덮쳤을 때, 한 인간의 선택은 무엇일까.

“삶의 때는 누구나 갖고 있는 거잖아요. 최 반장의 지금 모습은 적당히 삶의 때가 묻고, 적당히 타협하는 사람이지요. 그러나 정작 본인은 타락한 자신을 몰라요. 그게 문제인 거예요. ‘하나의 국가’라 할 수 있는 가정을 흔들어놨어요. 은폐하고 감추려 하는 데에서, 살다보면 ‘이쯤이야’ 넘어가는 데에서 (문제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 고뇌는 ‘악의 연대기’ 속 손현주의 연기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관객을 빠르게 몰입시키는 그의 설득력 있는 연기력에는 초심이 단단히 자리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불의와 타협을) 안 하려고 해요.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초심은 제게 강렬하게 남아있거든요. 그 마음을 계속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 '악의 연대기'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친 손현주.(사진=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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