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황금알 '면세점'을 잡아라… 경영의 호텔신라 vs 상생의 현대백화점

입력 2015-05-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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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혈투… 현대白의 나홀로 강남 승부ㆍ롯데 고심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황금알을 낳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간 한판 승부가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시내면세점 쟁탈전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총 7곳이지만, 이들에게 할당된 면세 사업권 자리는 단 2곳 뿐이다.

황금알을 잡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가 하면 중소기업을 대거 끌어들여 상생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는 등 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상생에 올인… 호텔신라 ‘경영 능력’에 입지까지 최고=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내면세점 입찰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들은 입지(후보지), 경영능력, 상생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따기 위해 각양각색의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상생 부문에 있어서는 단연 현대백화점그룹이 돋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과 손을 잡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시내면세점 사업을 운영할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하고, 합작법인에 유통 및 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사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현대DF 합작법인에 주주사로 참여하는 기업은 여행·호텔·면세점·패션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다. 참여 기업은 연간 15만명 규모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모두투어네트워크 △국내 최다인 17개 호텔을 보유·운영하고 있는 앰배서더호텔그룹인 ㈜서한사 △인천지역 공항·항만·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엔타스듀티프리 △개성공단과 크루즈선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아산㈜ △패션·잡화업체 ㈜에스제이듀코(듀퐁 브랜드 운영) △㈜제이앤지코리아(JEEP 브랜드 운영) △현대백화점그룹내 무역센터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무쇼핑㈜ 등이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현대백화점이 50%,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출자한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네트워크가 17%를 각각 보유하게 되고, 나머지 지분 13%는 엔타스듀티프리, 서한사, 현대아산, 제이엔지코리아, 에스제이듀코가 나눠 갖는 구조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우수 중소·중견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면세점 운영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이익 공유와 투명한 이사회 운영을 통한 상생 협력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며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도 부합하는 면세점업계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능력 면에서는 호텔신라(신라면세점)와 롯데호텔(롯데면세점)이 단연 앞선다. 그동안 서울ㆍ제주 시내 면세점과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해 온 호텔신라는 입지에서도 최고의 점수를 받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호텔신라는 현대아이파크몰을 입지로 활용하기 위해 현대산업개발과 공동출자를 통해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는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용산에 위치해 유리한 입지와 신라면세점의 노하우를 합쳐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한화갤러리아와 SK네트웍스도 경영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6월 오픈, 국내 면세사업자 중 최단 기간 내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갤러리아 제주공항 면세점은 올해 900여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한화갤러리아가 최단 기간에 흑자를 달성하고 법규수행능력 최상위 등급을 획득하는 등 면세점 관리 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은 향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선정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도 워커힐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워커힐면세점은 면세업계 최초의 중국 VVIP 대상 시계 및 보석 전문 부티크 등 중국 관광객 특화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 평균 성장률 23%를 크게 상회하는 매출 46%, 영업이익 24% 성장을 기록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동대문의 관광 허브로서의 입지적 장점, 워커힐면세점의 면세사업 역량, SK네트웍스의 자금력과 글로벌 사업역량이 결합된다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 능력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조만간 입지를 비롯해 세부적인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우리가 최고 입지… 현대백화점의 강남 선택 승부수= 업체들이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경영능력과 상생 점수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입지다. 이들은 각자 선택한 입지가 관세청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텔신라가 선택한 용산 아이파크몰은 연면적 28만m²에 달하는 큰 공간에 백화점, 영화관, 마트, 식당가와 엔터테인먼트 등의 시설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여기에 넉넉한 주차시설과 전철, KTX, ITX청춘 등의 교통 접근성도 좋다. 호텔신라는 ‘입지조건’,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라는 사업자 선정 평가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 63빌딩을 최종 입지로 선택한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서남권 지역의 관광진흥 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63빌딩을 컬처 쇼핑 플레이스(총 3만6000㎡, 1만1000평 내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를 최종 확정했다. 동대문은 의류 및 패션산업의 메카로 24시간 쇼핑이 가능한 패션타운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물론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복합 쇼핑몰이 공존하고 있어 최고의 쇼핑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4개의 지하철 노선과 52개의 버스 노선, 2개의 공항 리무진 노선이 지나는 교통중심지로 뛰어난 접근성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파격 전환, 프리미엄 면세점을 조성키로 했다.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 부족한 명동상권에 면세점을 설치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신세계 본점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입지에 해당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다양한 쇼핑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나홀로 강남을 선택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고품격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무역센터점이 위치한 코엑스 단지가 향후 강남지역은 물론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외국인 관광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이랜드그룹은 아직 고심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동대문과 신촌, 이태원, 가로수길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강남 뉴코아아울렛, 송파 NC백화점, 강서 NC백화점을 유력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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