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날개없는 추락'…1분기 0.6%대

입력 2015-05-1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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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원리금보장상품은 지난 1분기에 0.6%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어렵게 지켜낸 연 3% 수익률이 무너져 올해는 2%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 원리금보장상품을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17개 은행·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증권사 중 12곳이 1분기 0.60%대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수익률은 최저 0.62%에서 최고 0.75%로, 이를 연율로 환산(4배)하면 2.48%∼3.00% 수준에 그친다.

상위 17개사 가운데 16곳은 지난해에는 원금보장 DB형 상품에서 3%대 수익률을 지켜냈다. 가장 낮은 기업은행이 2.89%, 제일 높은 미래에셋증권이 3.44%였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롯데손보와 미래에셋증권 두 곳도 0.75%에 그쳐 연율로 환산해도 겨우 3%선에 턱걸이하는 수준이 된다.

나머지 회사들은 1분기 수익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모두 2%대로 내려앉게 된다.

최대규모인 15조346억원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의 1분기 수익률은 0.65%로, 연율로 따지면 2.6%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수익률은 3.2%였다.

두 번째로 적립금(5조9천540억원)이 많은 HMC투자증권[001500]이 0.73%로 그나마 나은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연율로 환산한 수익률(2.92%)이 지난해의 3.33%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타 업종보다 적립금이 많은 은행권에서는 1분기에 신한은행(0.63%), 우리은행(0.64%), 기업은행(0.63%), 국민은행(0.62%), 하나은행(0.64%), 산업은행(0.62%), 농협은행(0.64%), 외환은행(0.64%) 등 대부분이 0.6%대 초·중반에 그쳤다.

증권사(HMC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와 손보사에서는 각각 두 곳씩 0.7%대의 1분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1조원 이상 적립금을 운용하는 손보사 중에서는 롯데손보와 LIG손보가 각각 0.75%, 0.74% 수익률을 보였지만 손보사 중 제일 적립금(2조3천667억원)이 많은 삼성화재[000810]는 0.62%에 그쳤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도 삼성생명 외에 한화생명(0.69%)과 교보생명(0.68%)이 1분기 0.6%대 수익률을 냈고, 미래에셋생명만 0.74%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래 연금 지급액을 좌우하는 요소인 수익률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다 보니, 은퇴 후 소득보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익률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수익률은 계속 낮아지리라고 예측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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